각도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태양 움직임 관찰하는 관측 도구였다”

안영배 기자 입력 2021-08-19 15:12수정 2021-08-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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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도기 180°는 180일간 하루 1°씩 움직이는 태양 가리켜
90°도 직각은 동짓날을 의미
막대기 이용한 그림자 측정, 고대 방식 재현으로 밝혀져
막대기를 세워 해 그림자를 측정하는 ‘입간측영’을 재현한 장면.
각도를 재는 각도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반원형 각도기의 180이라는 숫자는 무얼 근거로 한 걸까. 최근 각도기가 180일 동안 하루 1°씩 움직이는 해를 관측한 결과라는 흥미로운 과학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초등과학교육학회 제80차 하계학술대회에서 충남 문산초등학교 임정규 교장은 ‘각도기 기원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해 그림자 관측을 통해 달력 및 해시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각도기가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가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고대인들은 막대기를 이용해 아침 저녁으로 해 그림자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방법인 입간측영(立竿測影)을 통해 180일간 해가 하루 약 1°씩 움직이는 현상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 임 교장은 이 방식으로 직접 실험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에 의하면 지구 북반구에서는 동절기 180일간(추분~춘분) 태양 그림자가 매일 일정 간격으로 움직여 180° 각도를 이루는데, 동짓날(매년 12월22일 경)이 되면 각도기의 정점인 90°를 가리켰다. 반면 하절기에는 185일간(춘분~추분) 태양이 약 180° 움직였다. 이같은 현상은 타원형의 지구 공전 현상으로 발생하는 차이다. 360° 원형을 중시하는 고대인들이 동지 전후 180일간을 채택해 각도기로 사용한 것이나, 하지보다 동지를 귀중히 여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 이러한 사실은 미국해양대기국에서 제공한 프로그램을 활용, 최근 120여 년간의 천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입증됐다.

임 교장은 “이 실험은 반원형 각도기가 360° 원을 기반으로 한 수학 지식에서 나온 게 아니라 자연계에서 나타난 현상을 이용한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인하대 복기대 교수는 “인류가 해시계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각도기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고(古)천문 연구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 물리학과 이병찬 교수는 “고천문 기원에 관한 연구에서 현대물리학을 융합해 각도기 기원을 제시한 것은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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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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