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테슬라 사고 사망자는 ‘윤석열 40년 친구’…로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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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11일 1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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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사고의 사망자는 대형 법무법인 대표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온 판사출신 변호사이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40년 지기 친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오후 9시43분경 한남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리기사가 몰던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승용차가 벽면과 충돌했다. 차는 벽에 충돌한 뒤 그대로 불길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차주인 윤모 변호사(60)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대리기사인 A 씨(59)와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하던 아파트 직원 1명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대리기사 A 씨는 사고 직후 스스로 차에서 빠져나왔으나, 조수석에 앉아 있던 윤 변호사는 문이 열리지 않아 119가 도착해 빼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소방 관계자는 “조수석 문이 심하게 파손돼 열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뒷좌석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는데 모델X는 뒷좌석의 문이 날개처럼 위아래로 여닫는 구조라 소방대가 가진 장비로는 뜯어내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윤 변호사가 윤석열 총장과 친구 사이였다는 사실은 다음날(10일) 윤 총장이 빈소를 조문하며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윤 총장과 10대 시절부터 40년 지기 친구로, 충암고, 서울 법대 동기로 각각 판사와 검사로 법조계 생활을 했다. 윤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4기, 윤 총장은 23기다. 윤 총장이 사법시험 9수를 해 대학 4학년 때 합격한 고인과는 아홉 기수 차이가 나지만 계속 가까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조화가 10일 오후 지인 윤모 변호사 빈소 앞에 놓여 있다. ⓒ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의 조화가 10일 오후 지인 윤모 변호사 빈소 앞에 놓여 있다. ⓒ 뉴스1

윤 총장은 빈소가 마련된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1시간 넘게 머물며 조문했다. 빈소 앞엔 ‘검찰총장 윤석열’의 조화가 놓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법무부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린 날이었다. 윤 총장은 퇴근하자 마자 곧바로 윤 변호사 빈소를 찾았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5시57분경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자마자 윤 변호사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윤 총장은 마스크 사이로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오후 7시16분경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대리기사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추후에 조사할 예정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차량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A 씨는 “차량이 정상적으로 제어되지 않았다”며 자동차 결함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분석 결과를 봐야 넓은 지하주차장에서 속력이 올라간 게 차량 결함 탓인지, 운전자의 잘못인지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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