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9시 셧다운’ 술집·노래방·헬스장 “결국 망하라는 소리”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2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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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한 헬스장(자료사진).  2020.10.13/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의 한 헬스장(자료사진). 2020.10.13/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조치로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일 1.5단계로 상향 후 5일 만에 다시 2단계로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이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정상영업에 제동이 걸린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또 반토막 나게 생겼다”며 울상을 짓게 됐다.

정부는 22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24일 0시부터 12월7일 밤 12시까지 2주간 2단계로 격상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호남권은 이 기간 1.5단계로 상향한다.

수도권은 2단계 격상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관리가 강화된다.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음식점은 저녁 시간까지 정상 영업을 이어가되 오후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중점관리시설 중 유흥시설 5종인 Δ클럽 등 유흥주점 Δ단란주점 Δ콜라텍 Δ감성주점 Δ헌팅포차에 대해선 ‘집합 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정상영업이 힘들어진 자영업자들은 방역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이해하면서도 “당분간 장사는 포기해야 하는 셈 쳐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40년간 한자리에서 호프집을 운영 중인 임모씨(66)는 “저녁 9시 이후가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인데, 홀 장사를 못하게 하면 어쩌나”라며 “호프집 특성상 포장·배달도 별로 많지 않다. 일찌감치 집에 들어가 잠잘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장사는 안 돼도 임차료나 세금은 매달 내야 한다. 버는 돈은 없고 나가는 돈만 많다”며 “4~5명 있던 종업원도 모두 내보냈다. 지난 40년간 장사를 하면서 올해가 가장 힘들다”고 고개를 저었다.

해산물 전문 음식점 사장인 이모씨(50)는 “해산물을 팔다보니 겨울철에 손님이 많은데 2단계로 격상하면 손님이 줄어들 것이 불보듯 뻔하다. 그만큼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며 “저녁 늦게 오는 직장인 손님들도 더러 있었는데 모두 놓치게 생겼다”고 말했다.

일식 전문점을 운영 중인 김모씨(50)는 이전에 실시된 2단계 조치 여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는 매출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씨는 “모임이나 외식 등을 자제하면서 손님들이 이전처럼 많이 오질 않는다”며 “재난지원금 액수도 너무 적다. 정부 방역조치에 잘 따라줬으니 세금이라도 감면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너츠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8)는 “거리두기 상향 조치와 상관없이 장사 안되는 건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 이후 매출은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고 2~3명으로 유지하던 아르바이트생도 모두 그만뒀다”고 말했다.

저녁 장사를 접게 된 헬스장, 노래방 점주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 노래연습장과 헬스장,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노래연습장 점주 문모씨(56)는 “한달에 나가는 고정비가 얼마인데 또 거리두기가 격상됐으니 결국엔 망하라는 소리”라며 한숨 쉬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배모씨(36)는 “거리두기 조정을 할 때마다 헬스장이 문을 닫으니까 환불해 달라는 손님도 많다”며 “저녁 9시 이후에 오는 회원님이 전체 회원수에 3분의 1정도에 달한다. 매출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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