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원 2명 아프리카 해상서 또 피랍

  • 동아일보

강경화 재발방지 요청 이틀뒤 발생… 기니만서 올해만 벌써 세번째

서부 아프리카 기니만에서 한국인 선원 2명이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올해 5월부터 4개월 동안 벌써 이 지역에서 일어난 세 번째 한국인 피랍 사건이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간) 오전 8시 4분경 서아프리카 토고 로메항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기니만 해상에서 참치잡이를 하던 가나 선적 AP703호가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이 어선에는 한국 선원 2명과 가나인 선원 48명이 타고 있었지만 무장 세력은 우리 국민 2명만 납치해 다른 선박에 태운 뒤 나이지리아 해역으로 달아났다. 외교부는 피랍된 선원들의 안전 여부와 납치 세력의 신원, 소재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나이지리아 제프리 오냐마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연안국인 나이지리아 정부가 서아프리카 해적 피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한국 국민의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불과 이틀 만에 무장 세력이 우리 선원을 납치해 나이지리아 해역으로 향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외교부는 “즉각 비상대책반을 꾸려 피랍 선원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 가봉 앞바다와 6월 베냉 연안에서도 한국인 피랍 사건이 일어났다. 모두 기니만이다. 기니만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원 납치 피해의 90%가 발생할 만큼 해적이 활개를 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들이 높은 몸값을 노리고 한국 선원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지역에 청해부대를 투입하는 방법을 검토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군함의 항구 정박이 어려워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일 기니만 일대를 ‘고위험 해역’으로 설정하고 조업 중단을 권고했다. 하지만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조업 중인 한국인은 145명이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국인선원#피랍#서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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