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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주요 외교 일정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 다음 주초부터 한국 일본 등을 방문하려던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한국을 건너뛰고 일본만 방문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도 현 사태를 우려했다.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가까운 시일 내에 오스틴 장관이 방한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었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방한 취소 사실을 전했다. 당초 오스틴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줄곧 강조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3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모두 찾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일본만 방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각 4, 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제1차 NCG 도상연습(TTX) 또한 무기한 연기됐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또한 5일 기자회견에서 이 회의들의 취소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감안한 신중한 조치”라고 답했다.블링컨 장관은 5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통화하며 한국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령이 해제된 것을 환영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에 대한 확신을 전달하고 한국의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철통같다. 동맹에 대한 어떠한 도발이나 위협에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또한 계엄 선포를 둘러싼 결정에 많은 의문이 존재한다며 “이에 대해 답해야 할 질문이 많이 있다. 의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 역시 “한미 동맹은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하는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 또한 “주한미군 태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오바마재단 주최 민주주의 포럼 연설에서 다원주의를 강조하며 한국의 상황을 거론했다. 그는 “자신과 다르게 보이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관용을 보여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핵심이지만 이는 비교적 동질적인 국가에서도 어렵다. 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며 계엄 사태를 언급했다. 이어 “미국처럼 다인종, 다민족, 다종교 국가에선 (다원주의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최대 자회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프슨 최고경영자(CEO)가 4일 뉴욕 맨해튼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 톰프슨 CEO는 최근 우려할 만한 신변의 위협을 받아 왔다고 유가족이 밝혔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해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CNN 등에 따르면 톰프슨 CEO는 이날 오전 6시 44분경 연례 투자자 콘퍼런스가 열리는 힐턴호텔로 걸어가던 중 변을 당했다. 사건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톰프슨 CEO의 등 뒤 약 6m 거리에서 그를 저격했다. 총기에는 소음기가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뉴욕경찰국(NYPD) 조지프 케니 형사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저격 당시 총이 잠시 오작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도 용의자는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한 뒤 저격을 이어 갔다”며 “용의자는 총기 사용에 능숙한 사람인 것 같다”고 밝혔다. CNN은 “전문가들은 ‘용의자가 군대 등에서 전문 총기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톰프슨 CEO는 등과 다리 등에 최소 3발의 총격을 받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주했으며,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뉴욕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30분 전 인근 스타벅스에서 에너지바와 물을 구매한 뒤 톰프슨 CEO를 기다렸고, 범행 현장을 지나가는 다른 행인들은 공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범행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톰프슨 CEO의 아내 폴렛은 NBC방송에 “남편을 향한 몇 차례 위협이 있었다”고 했다. CNN도 최근 유나이티드헬스그룹 고위 임원을 겨냥한 우려스러운 위협이 있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미국 내 전체 환자 기록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미 최대 건강보험사다. 톰프슨은 2021년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로 임명됐다. 50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이 회사의 건강보험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엔 보험료 지급 신청들을 의도적으로 거부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최대 자회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프슨 최고경영자(CEO)가 4일 뉴욕 맨해튼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 톰프슨 CEO는 최근 우려할 만한 신변의 위협을 받아 왔다고 유가족은 밝혔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해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CNN 등에 따르면 톰프슨 CEO는 이날 오전 6시 44분경 연례 투자자 콘퍼런스가 열리는 힐턴호텔로 걸어가던 중 변을 당했다. 사건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톰프슨 CEO의 등 뒤 약 6m 거리에서 그를 저격했다. 총기에는 소음기가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뉴욕경찰국(NYPD) 형사부장 조지프 케니는 기자회견에서 “저격 당시 총이 잠시 오작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도 용의자는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한 뒤 저격을 이어 갔다”며 “용의자는 총기 사용에 능숙한 사람인 것 같다”고 밝혔다. CNN은 “전문가들은 ‘용의자가 군대 등에서 전문 총기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톰프슨 CEO는 등과 다리 등에 최소 3발의 총격을 받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주했으며,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뉴욕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30분 전 인근 스타벅스에서 에너지바와 물을 구매한 뒤 톰프슨 CEO를 기다렸고, 범행 현장을 지나가는 다른 행인들은 공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범행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톰프슨 CEO의 아내 폴렛은 NBC방송에 “남편을 향한 몇차례 위협이 있었다”고 했다. CNN도 최근 유나이티드헬스그룹 고위 임원을 겨냥한 우려스러운 위협이 있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미국 내 전체 환자 기록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미 최대 건강보험사다. 톰프슨은 2021년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로 임명됐다. 50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이 회사의 건강 보험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엔 보험료 지급 신청들을 의도적으로 거부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실적 부진으로 사퇴한 팻 겔싱어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퇴직금으로 최소 1000만 달러(약 141억 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 시간) CNN 등은 겔싱어 전 CEO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그의 퇴직금을 이같이 추산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기본 연봉 125만 달러의 18개월분, 연간 실적 목표 달성 보너스 340만 달러의 1.5배, 올 1∼11월 근무 보너스 등을 포함해 약 100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 말 기준으로 겔싱어가 보유한 인텔 주식 또한 64만6000주에 달한다. 현 주가를 고려하면 최소 1450만 달러(약 204억 원)에 이른다. 2021년 2월부터 인텔 수장으로 재직했던 그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등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 인텔의 실적 부진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의 재임 중 주가는 60% 이상 하락했다. 인텔은 새 CEO로 외부 인사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벨 테크놀로지의 맷 머피 대표,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의 립부 탄 전 CEO 등이 거론되고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의 마약단속국(DEA) 국장으로 지명한 채드 크로니스터 플로리다주 힐즈버러 카운티 보안관이 “중압감을 느낀다”며 3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 등으로 지난달 21일 법무장관 후보에서 물러난 맷 게이츠 전 공화당 하원의원에 이은 2기 주요직 지명자의 두 번째 자진 사퇴다. 성폭행, 알코올 남용, 극단주의 추종 의혹 등에 직면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역시 공화당 내에서조차 “상원 인준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트럼프 당선인이 헤그세스 지명자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트럼프 2기 인선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크로니스터 보안관은 이날 X에 “DEA 국장에 지명된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면서도 “매우 중요한 책임의 무게를 느꼈기에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DEA는 1973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했다. 최근 펜타닐 등으로 미 전역에서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DEA의 위상과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크로니스터 보안관은 28년간 플로리다주에서 보안관으로 일했다. 연방 사법기관 근무 경험이 없고 마약 수사의 전문성을 보유하지 못해 지난달 30일 지명 때부터 적격성 논란이 일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격리 행정명령을 어기고 예배를 강행한 로드니 브라운 목사 체포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복음주의 성향이 강한 일부 공화당원들도 그를 비판했다. 2017년 그의 아들 조지가 난투극 끝에 한 남성을 칼로 찌른 혐의로 2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한 것도 논란을 불렀다.헤그세스 지명자를 둘러싼 논란 또한 고조되고 있다. NBC는 그가 폭스뉴스 진행자 시절 함께 일했던 동료 10명의 증언을 인용해 “2017년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일을 시작한 뒤 최소 12번 이상을 술 냄새를 풍기며 방송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 최소 6명 이상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인준 때 그를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출범하는 119대 의회에서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의원 중 4명만 반대하면 인준이 불가능한 것. 디샌티스 주지사가 헤그세스의 ‘대타’로 등장할지도 관심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릴 만큼 당선인과 가까웠지만 이번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우며 불편한 관계였다. 그는 이라크전에 참전했고,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군 복무 이력을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의 마약단속국(DEA) 국장으로 지명한 채드 크로니스터 플로리다주 힐즈버러 카운티 보안관이 “중압감을 느낀다”며 3일 사임했다.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 등으로 지난달 21일 법무장관 후보에서 물러난 맷 게이츠 전 공화당 하원의원에 이은 2기 주요직 지명자의 두 번째 자진 사퇴다. 성폭행, 알코올 남용, 극단주의 추종 의혹 등에 직면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역시 공화당 내에서조차 “상원 인준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트럼프 당선인이 헤그세스 지명자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트럼프 2기 인선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크로니스터 보안관은 이날 X에 “DEA 국장에 지명된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면서도 “매우 중요한 책임의 무게를 느꼈기에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DEA는 1973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했다. 최근 펜타닐 등으로 미 전역에서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DEA의 위상과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크로니스터 보안관은 28년간 플로리다주에서 보안관으로 일했다. 연방 사법기관 근무 경험이 없고 마약 수사의 전문성을 보유하지 못해 지난달 30일 지명 때부터 적격성 논란이 일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격리 행정명령을 어기고 예배를 강행한 로드니 브라운 목사 체포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복음주의 성향이 강한 일부 공화당원들도 그를 비판했다. 2017년 그의 아들 조지가 난투극 끝에 한 남성을 칼로 찌른 혐의로 2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한 것도 논란을 불렀다.헤그세스 지명자를 둘러싼 논란 또한 고조되고 있다. NBC는 그가 폭스뉴스 진행자 시절 함께 일했던 동료 10명의 증언을 인용해 “2017년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일을 시작한 뒤 최소 12번 이상을 술 냄새를 풍기며 방송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 최소 6명 이상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인준 때 그를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출범하는 119대 의회에서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의원 중 4명만 반대하면 인준이 불가능한 것.디샌티스 주지사가 헤그세스의 ‘대타’로 등장할 지도 관심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릴 만큼 당선인과 가까웠지만 이번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우며 불편한 관계였다. 그는 이라크전에 참전했고,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군복무 이력을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과 관련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한국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일본 오사카 엑스포와 관련해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에 앞서서 “우리는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를 가지고 한국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서울의 모든 급 한국 측 인사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은 한국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지속해서 상황에 대한 평가도 보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캠벨 부장관은 “한국과의 동맹은 철통 같으며, 불확실한 시기라도 한국의 편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어떤 정치적 분쟁이든 평화적으로 법치에 따라 해결될 것을 희망하고 기대한다”고도 밝혔다.이날 뉴욕타임스(NYT), CNN, BBC 등 주요 외신들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관련 소식을 긴급 속보로 타전하며 비중있게 보도했다. NYT는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 가장 위에 띄웠고 “1980년대 후반 군부 독재가 종식된 뒤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CNN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 결정 중 하나이며 동아시아 경제권과 미국의 핵심 지역 동맹국을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이 ‘핵 옵션’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야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 총선 뒤 사실상 레임덕 대통령이 됐다”며 “자신이 원하는 법을 통과시킬 수 없었고,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에는 필사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신세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본과 중국 언론도 한국 상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국회에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야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검사 등 공직자 탄핵을 이어간 게 계엄령 선포의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자극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단어 ‘뇌 썩음(Brain Rot)’이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 자리에 올랐다. OED는 2일(현지 시간)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뇌 썩음’은 별 의미 없는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해 개인의 정신적 혹은 지적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OED는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뇌 썩음’이라는 단어가 짧고 중독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하루 종일 소비하는 것을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뇌 썩음’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콘텐츠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쓰인다. OED에 따르면 ‘뇌 썩음’은 지난해 대비 사용 빈도가 230% 증가했다. ‘뇌 썩음’이라는 단어가 처음 쓰인 것은 1854년 철학자이자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에서다. 소로는 영국 시민들이 복잡한 사고를 거부하고 단순한 생각만을 선호하면서 정신적으로 퇴보하고 있다며 “영국이 썩은 감자(potato rot)를 치료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뇌 썩음(brain rot)’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왜 없느냐”고 지적했다. ‘뇌 썩음’ 현상은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56.8%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으며, 18∼22세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40%가 자신이 소셜미디어에 중독돼 있다고 답변했다. 소셜미디어 중독에 대한 공식 진단 기준은 아직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루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뇌가 정보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난카이대는 18∼27세 105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소셜미디어 중독이 일상생활을 계획하고 의사 결정하는 능력, 기억력을 현저히 떨어트렸다고 밝혔다. OED를 편찬하는 옥스퍼드 랭귀지의 캐스퍼 그래스월 사장은 “‘뇌 썩음’은 온라인 세상의 위험성 중 하나”라며 “Z세대와 알파 세대는 중독성 있는 콘텐츠의 제작과 이용 둘 다에 큰 책임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사진)의 어머니 퍼넬러피가 2018년 아들을 맹비난한 이메일이 공개됐다. 퍼넬러피는 아들에게 “너는 여성을 학대하는 남자”라며 “솔직하게 너 자신을 돌아보라”고 일갈했다. 현지에선 성폭행 혐의로 논란인 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해 어머니마저 도덕성을 질책한 내용이라 청문회에서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퍼넬러피는 “너(아들)의 성격과 행동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여성이자 너의 어머니로서 반드시 이 말은 해야겠다”며 “나는 여성을 폄하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난잡하게 지내고, 자신의 권력과 자존심을 위해 여성을 이용하는 남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네가 바로 그런 남자”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너의 엄마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나를 괴롭고 부끄럽게 만들지만 이것은 슬픈 진실”이라고 썼다. NYT는 “해당 이메일은 헤그세스 지명자가 2018년 두 번째 아내 서맨사와 이혼소송 중일 때 발송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첫 아내와 외도로 이혼했고, 두 번째 아내와는 혼외자의 존재가 드러나며 이혼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폭스뉴스 총괄 프로듀서인 제니퍼 로셰와 불륜을 저질렀고, 서맨사가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한 달 전에 혼외자를 낳았다. 공개된 이메일은 소송 당시에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퍼넬러피가 아들을 질책하기 위해 쓴 것으로 추정된다. 퍼넬러피는 “네 안에 품위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느냐”며 “너는 내가 며느리 편을 든다고 생각하겠지만 헛소리다. 우리는 선(good)의 편이며, 그건 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퍼넬러피는 이메일 내용이 보도되자 “당시 크게 분노해 감정적인 마음으로 썼던 것”이라며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NYT에 해명했다. 이후 “아들 헤그세스 지명자에게 즉시 사과하는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며 “아들은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헤그세스를 두둔하며 지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당선인 대변인은 “NYT가 맥락 없이 이메일 내용을 보도한 것은 비열한 일”이라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 도입’을 추진한다면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예고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非)서방 경제 블록화’ 움직임을 보이는 신흥국에 대해서도 ‘관세 폭탄’을 무기로 꺼내 들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방관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다른 통화로 강력한 미국 달러화를 대체하려고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commitment)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따르지 않으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야 하며, 다른 호구(sucker)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은 브릭스의 ‘탈(脫)달러화’ 움직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릭스는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이 2009년 창설한 비(非)서방 신흥 경제국 연합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입했고,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국이 새로 가입하면서 덩치를 급속히 키우고 있다. 2023년 기준 브릭스 국가들의 합산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의 37.4%를 차지한다. 현재 40여 개국이 회원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사실상 비서방, 나아가 반미 경제블록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릭스 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탈달러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논의에 불이 붙은 것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부터다.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한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해 새 금융 결제망이 절실한 상황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올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달러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 간 통화 결제를 늘리고, 브릭스 회원국 내 ‘디지털 통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양국 간 무역 결제의 95% 이상을 달러 대신 자국 통화인 위안화나 루블화로 하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이 이 같은 움직임에 동조한다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약달러를 선호하지만,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선 유세 때도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 도입’을 추진한다면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예고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非)서방 경제 블록화’ 움직임을 보이는 신흥국에 대해서도 ‘관세 폭탄’을 무기로 꺼내 들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방관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다른 통화로 강력한 미국 달러화를 대체하려고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commitment)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따르지 않으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야 하며, 다른 호구(sucker)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은 브릭스의 ‘탈(脫)달러화’ 움직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릭스는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이 2009년 창설한 비(非)서방 신흥 경제국 연합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입했고,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 6개국이 새로 가입하면서 덩치를 급속히 키우고 있다. 2023년 기준 브릭스 국가들의 합산 국내총생산(GDP)가 전세계 GDP의 37.4%를 차지한다. 현재 40여 개국이 회원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사실상 비서방, 나아가 반미 경제블록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브릭스 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탈달러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논의에 불이 붙은 것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부터다.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한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해 새 금융 결제망이 절실한 상황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올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달러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 간 통화 결제를 늘리고, 브릭스 회원국 내 ‘디지털 통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타스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양국 간 무역 결제의 95% 이상을 달러 대신 자국 통화인 위안화나 루블화로 하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이 이 같은 움직임에 동조한다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약달러를 선호하지만,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선 유세 때도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사진)의 어머니 페넬로페가 2018년 아들을 맹비난한 이메일이 공개됐다. 페넬로페는 아들에게 “너는 여성을 학대하는 남자”라며 “솔직하게 네 자신을 돌아보라”고 일갈했다. 현지에선 성폭행 혐의로 논란인 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해 어머니마저 도덕성을 질책한 내용이라 청문회에서 상당한 파장일 일 것으로 전망된다.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페넬로페는 “너(아들)의 성격과 행동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여성이자 너의 어머니로서 반드시 이 말은 해야겠다”며 “나는 여성을 폄하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난잡하게 지내고, 자신의 권력과 자존심을 위해 여성을 이용하는 남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네가 바로 그런 남자”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너의 엄마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나를 괴롭고 부끄럽게 만들지만 이것은 슬픈 진실”이라며 “너의 행동과 성격적 결함으로 우리는 망가졌다. 도움을 받고 솔직하게 네 자신을 돌아보라”고 썼다.NYT는 “해당 이메일은 헤그세스 지명자가 2018년 두 번째 아내 사만다와 이혼소송 중일 때 발송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첫 아내와 외도로 이혼했고, 두 번째 아내와는 혼외자의 존재가 드러나며 이혼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폭스뉴스 총괄 프로듀서인 제니퍼 라우셰와 불륜을 저질렀고, 사만다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한달 전에 혼외자를 낳았다.공개된 이메일은 소송 당시에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페넬로페가 아들을 질책하기 위해 쓴 것으로 추정된다. 페넬로페는 “네 안에 품위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느냐”며 “너는 내가 며느리 편을 든다고 생각하겠지만 헛소리다. 우리는 선(good)의 편이며, 그건 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다만 페넬로페는 이메일 내용이 보도되자 “당시 크게 분노해 감정적인 마음으로 썼던 것”이라며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NYT에 해명했다. 이후 “아들 헤그세스 지명자에게 즉시 사과하는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며 “아들은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헤그세스를 두둔하며 지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당선인 대변인은 “NYT가 맥락없이 이메일 내용을 보도한 것은 비열한 일”이라며 “페넬로페는 감정적인 이메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초 대(對)중국 반도체 관련 추가 수출 규제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규제가 주로 저사양 반도체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번 규제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 부품으로 여겨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최첨단 반도체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 규제가 시행되면 HBM 육성에 매진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AI 메모리칩, 일부 반도체 장비 등을 중국에 판매하는 것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곧 발표하기로 했다. 특히 HBM에 관한 일부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HBM 생산 비중이 높은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해당 규제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HBM을 제외하면 이번 제재안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규제 범위가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안 단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1기 강하게 제재했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6개 기업을 제재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일부 업체는 제재 대상에서 빠지고,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가 운영하는 반도체 공장 두 곳 등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반도체 기업을 고객으로 둔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KLA 등 미국 반도체장비 기업이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며 바이든 행정부에 로비를 펼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의 규제로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의 반도체장비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중국 시장을 뺏기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아직까지 HBM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신규 시장 개척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만든 HBM의 대부분이 대만, 미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의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의 신규 시장 공략 및 성장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경제사령탑’ 격인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헤지펀드) 창업자(사진)가 “트럼프 당선인의 다양한 감세 공약부터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개편 등을 통해 정부 지출을 축소하는 ‘페이포(pay-fors·재원충당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베센트는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재무장관 지명 후 첫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시행했던 소득세 및 법인세 임시 감세 정책을 영구화하고,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면세 등 감세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관세 부과, 정부 지출 및 부채 감소도 정책 우선 순위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센트는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 IRA 규정에 따라 북미산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 원)를 지급하던 보조금 체계를 개편하는 안을 제안했다고 WSJ는 전했다. 현대자동차, SK온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는 미국의 과도한 정부 부채를 줄이려면 성장률을 높이고 세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재정적자 감축, 성장률 향상, 에너지 생산 확대를 뜻하는 ‘3-3-3’ 정책도 제안했다. 이는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증대 중심의 경기 부양책을 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세 개의 화살’ 정책을 본뜬 것이다. ‘베센트표’ 세 개의 화살은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올 9월)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6.4%에 달하는 미 재정적자를 2028년까지 GDP의 3% 이하로 줄이고, 2023년 기준 2.5%인 성장률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일일 최소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규제 완화를 통해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민간 투자를 장려하면 고물가의 주원인인 유가를 낮출 수 있고 정부의 보조금 지출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경제사령탑’ 격인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헤즈펀드) 창업자가 “트럼프 당선인의 다양한 감세 공약부터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개편 등을 통해 정부 지출을 축소하는 ‘페이포(pay-fors·재원충당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베센트는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재무장관 지명 후 첫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시행했던 소득세 및 법인세 임시 감세 정책을 영구화하고,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면세 등 감세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관세 부과, 정부 지출 및 부채 감소도 정책 우선 순위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서 IRA 규정에 따라 북미산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 원) 지급하던 보조금 체계를 개편할 뜻도 비쳤다. 현대차, SK온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베센트는 미국의 과도한 정부 부채를 줄이려면 성장률을 높이고 세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그 트럼프 당선인에게 재정적자 감축, 성장률 향상, 에너지 생산 확대를 뜻하는 ‘3-3-3’ 정책도 제안했다. 이는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증대 중심의 경기 부양책을 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세 개의 화살’ 정책을 본딴 것이다.‘베센트 표’ 세 개의 화살은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올 9월) 기준 국내총생산(GDP)으 6.4%에 달하는 미 재정적자를 2028년까지 GDP의 3% 이하로 줄이고, 2023년 기준 2.5%인 성장률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일일 최소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규제 완화를 통해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민간 투자를 장려하면 고물가의 주 원인인 유가를 낮출 수 있고 정부의 보조금 지출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관세 부과에도 찬성한다. 베센트는 지난달 “관세는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미국이 주도해온 휴전안에 합의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액시오스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같은 날 CNN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액시오스가 인용한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화요일(26일)에 휴전 협정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합의에 도달했고 골라인에 있지만 아직 넘지는 못했다”며 “그때까지는 언제든 무엇인가가 잘못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휴전안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의 과도기를 갖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기간 중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중남부 리타니강 이남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리타니강 북쪽으로 중화기를 옮기자는 내용도 휴전안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측은 향후 국경 확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관리위원회가 휴전안에 담긴 내용들이 잘 이행되는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실제 이뤄질지에 대해선 여전히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많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세부 사항들을 놓고 여전히 협상이 진행 중이며, 모든 쟁점이 해결되기 전에는 휴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양측이 아직 합의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2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 전역을 향해 255발의 로켓을 발사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개암)’로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 지역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1기에 핵탄두 여러 개를 장착할 수 있는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체(MIRV)’ 탄도미사일로,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미사일이 실전에서 사용된 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명백하고 심각한 확전”이라고 반발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해 21일 우크라이나 군사 산업단지 시설에 공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탄도미사일 이름은 ‘오레시니크’라며 “초속 2.5∼3km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하는 최신 무기”라고 소개했다. “미국과 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론 이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미 CNN방송은 오레시니크가 “MIRV의 최신 개량형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했다. MIRV는 하나의 미사일에 탑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각 개별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방식이다. 오레시니크란 이름도 한 가지에 여러 열매가 달리는 개암의 모습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학자연맹의 핵 정보 책임자인 한스 크리스텐슨은 CNN에 “MIRV가 전투에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실전에 배치된 새로운 형태의 치명적 무기”라며 “핵탄두를 실을 수 있게 개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공격 행동이 확대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공격에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19일 미국이 제공한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20일 영국이 제공한 공대지 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 직후 X에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평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며 “푸틴은 평화 회복을 원하는 국제사회에 침을 뱉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다른 국가도 푸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푸틴의 행동이 용인될 수 있다는 여지를 주는 것”이라고 동맹국들의 지원을 요청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절친(First Buddy)’으로 불리며 차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우주 산업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앙숙으로 유명하다. 머스크 CEO는 21일(현지 시간) 자신의 X에 “베이조스가 ‘트럼프는 확실히 (대선에서) 패배할테니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걸 오늘 마러라고에서 알게 됐다”는 글을 게재했다. 보란 듯이 고소하다는 표정의 이모티콘도 함께 썼다. 그러자 베이조스 창업자는 댓글로 “아니,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이후 머스크 CEO는 “글쎄, 그렇다면 정정하겠다”는 묘한 답글을 달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두 사람의 ‘권력의 역학 관계’가 11월 5일(미 대선)을 기점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밀착을 과시하며 정치권은 물론이고 업계에서도 권력자가 됐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브스 기준으로 머스크 CEO의 순자산은 3144억 달러(약 441조 원)에 이르며,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베이조스 창업자의 순자산은 현재 2147억 달러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민간 우주 산업 분야를 함께 개척하는 선두주자들이었다. 베이조스 창업자는 2000년 ‘블루오리진’을 설립했으며, 머스크 CEO도 2002년 ‘스페이스X’를 창립했다. 하지만 2013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우주왕복선 발사대 임대 사업권을 스페이스X에 주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2021년에도 나사가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하자 블루오리진이 반발하며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베이조스 창업자를 ‘모방꾼’이라 부르며 “준궤도 우주선도 만들지 못해 놓고 방해 작전만 벌인다”고 비난했다. 머스크 CEO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과 달리 베이조스 창업자는 중립을 지켰다. 다만 미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인 그는 편집위원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문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막아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도 나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절친(First Buddy)’으로 불리며 차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우주 산업 분야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유명한 앙숙으로 유명하다.머스크 CEO는 21일(현지 시간) 자신의 X에 “베이조스가 ‘트럼프는 확실히 (대선에서) 패배할테니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모두 팔아야한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걸 오늘 마러라고에서 알게 됐다”는 글을 게재했다. 보란 듯이 고소하다는 표정의 이모티콘도 함께 썼다. 그러자 베이조스 창업자는 댓글로 “아니,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이후 머스크 CEO는 “글쎄, 그렇다면 정정하겠다”는 묘한 답글을 달았다.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두 사람의 ‘권력의 역학 관계’가 11월 5일(미 대선)을 기점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과 밀착을 과시하며 정치권은 물론 업계에서도 권력자가 됐음을 보여줬단 분석이다. 포브스 기준으로 머스크 CEO의 순자산은 3144억 달러(약 441조 원)에 이르며,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베이조스 창업자의 순자산은 현재 2147억 달러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민간 우주 산업 분야를 함께 개척하는 선두주자들이었다. 베이조스 창업자는 2000년 ‘블루 오리진’을 설립했으며, 머스크 CEO도 2002년 ‘스페이스X’를 창립했다. 하지만 2013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우주왕복선 발사대 임대 사업권을 스페이스X에게 주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2021년에도 나사가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하자 블루오리진이 반발하며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베조스 창업자를 ‘모방꾼’이라 부르며 “준궤도 우주선도 만들지 못해놓고 방해 작전만 벌인다”고 비난했다.머스크 CEO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과 달리 베이조스 창업자는 중립을 지켰다. 다만 미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인 그는 편집위원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문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막아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도 나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전날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개암)’로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 지역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1기에 핵탄두 여러 개를 장착할 수 있는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체(MIRV)’ 탄도미사일로,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미사일이 실전에서 사용된 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명백하고 심각한 확전”이라고 반발했다.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해 21일 우크라이나 군사산업단지 시설에 공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탄도미사일 명은 ‘오레시니크’라며 “초속 2.5~3km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하는 최신 무기”라고 소개했다. “미국과 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론 이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자신하기도 했다.미 CNN방송은 오레시니크가 “MIRV의 최신 개량형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했다. MIRV는 하나의 미사일에 탑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각 개별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방식이다. 오레시니크란 이름도 한 가지에 여러 열매가 달리는 개암의 모습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미국과학자연맹의 핵 정보 책임자인 한스 크리스텐슨은 CNN에 “MIRV가 전투에 사용된 것은 처음”라고 분석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실전에 배치된 새로운 형태의 치명적 무기”라며 “핵탄두를 실을 수 있게 개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공격 행동이 확대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공격에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19일 미국이 제공한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20일 영국이 제공한 공대지 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 직후 X에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평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며 “푸틴은 평화 회복을 원하는 국제사회에 침을 뱉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다른 국가도 푸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푸틴의 행동이 용인될 수 있다는 여지를 주는 것”이라고 동맹국들의 지원을 요청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