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인기… 서울 3년간 3배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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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입지-이용실태 보고서
저렴한 임대료-관리 편리성에 선호
강남-도심-여의도에 77% 몰려
“매출 없는 창업자엔 비용 부담 커 공공지원 서비스 등 대책 필요” 제언


최근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연수(가명·33) 씨는 서울 마포구에서 공유오피스를 알아보고 있다. 이 씨는 “최근 트렌드를 비교적 잘 파악할 수 있는 홍익대 주변을 생각하고 있다”며 “공유오피스는 임차기간이나 비용을 여건에 맞게 조정할 수 있고 공용 공간 이용도 쉽다”고 말했다.

공유오피스는 여러 사업체나 개인이 대형 사무공간을 공유하는 형태의 사무실을 뜻한다. 주요 타깃은 이 씨와 같은 신생 창업자나 창업 준비자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서울시 공유오피스 입지특성과 입주기업 이용실태 진단’ 연구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3년간 공유오피스 공급면적이 약 3배 이상 증가하면서 공유오피스가 주요 임차인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서울시내 공유오피스 공급업체 70곳이 모두 231개 지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오피스의 장점은 일반 사무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초기 임차비용과 사무 공간 유지 및 관리에 신경을 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자등록이나 세무신고를 대행하고 입주업체 대상 네트워킹 행사나 멘토링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계약기간도 짧게는 일 단위부터 길게는 연 단위로 할 수 있어 보통 연 단위로 계약하는 일반 사무실보다 유연하다.

위치는 대부분 업무 중심지에 몰려 있다. 강남구, 서초구 등 강남권에만 전체의 56.7%인 131개 지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 중구 등 도심권에도 33개 지점(14.3%)이 자리했다. 여의도권(영등포구)에는 13개 지점(5.6%)이 분포했다. 76.6%가 강남과 도심, 여의도 등 업무 중심지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공유오피스 입주 의사가 있는 이들이 거래처나 파트너사와 미팅이 쉽고, 교통이 편리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강남권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등 관련 업체나 기관이 밀집했으며, 관련된 이벤트도 연간 3000회 이상 열린다.

공유오피스의 주요 타깃인 외국계기업의 한국지사도 강남권이나 도심권을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들이 많이 입주한 성동구 성수동에도 강남권과의 높은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싼 임대료를 무기로 공유오피스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도 보고서는 “공유오피스가 매출이 없는 창업자에게 비용 측면에서 최선의 대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핵심 권역의 임대료는 아직 초기 창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위워크’ 등 일부 공유오피스 사업자의 철수설도 입주자에게는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웅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체의 창업과 운영, 행정 등을 지원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공공 보유 투자자 네트워크를 공유해 공유오피스 입주자가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공유오피스#공공 지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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