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씨 엄숙한 분위기 속 발인…“안전한 곳에서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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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9일 0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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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발전소-광화문서 노제·영결식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제와 광화문광장 영결식을 거친 고인의 유해는 전태일 열사 등이 모셔진 경기도 마석모란공원에 안장된다. 2019.2.9/뉴스1 © News1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제와 광화문광장 영결식을 거친 고인의 유해는 전태일 열사 등이 모셔진 경기도 마석모란공원에 안장된다. 2019.2.9/뉴스1 © News1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신분으로 홀로 일하다가 참변을 당한 고(故) 김용균 씨의 발인이 9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3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의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김용균 씨의 발인제가 거행됐다. 이날 발인에는 김용균 씨의 부모님 등 가족을 비롯해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씨가 사망한 지 62일 만에 진행된 장례식 후 엄수된 발인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엄숙했다.

호상을 맡은 이준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장을 시작으로 다른 장례위원회 관계자들도 차례로 절을 올렸다. 이를 김씨의 아버지 김해기씨는 묵묵히 지켜봤고 어머니 김미숙씨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한 발전소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써진 검은색 머리띠와 가슴과 등에 각각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이라고 새겨진 조끼를 입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대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발인제를 마친 뒤 “부모에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구조적인 살인을 당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희생이었다. 악순환의 사슬을 끊는 출발점이 됐다”라면서 “온갖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위험의 외주화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건강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새 세상에 환생하소서”라고 조사를 낭독했다.

4시쯤 운구가 운구차에 실리자 그동안 눈물을 참던 아버지 김해기 씨가 흐느꼈다. 일부 유가족은 “용균아!”를 외치면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눈이 충혈된 어머니 김미숙 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힘들게 운구행렬을 따랐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발인식에서 유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제와 광화문광장 영결식을 거친 고인의 유해는 전태일 열사 등이 모셔진 경기도 마석모란공원에 안장된다. 2019.2.9/뉴스1 © News1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발인식에서 유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제와 광화문광장 영결식을 거친 고인의 유해는 전태일 열사 등이 모셔진 경기도 마석모란공원에 안장된다. 2019.2.9/뉴스1 © News1

운구가 차에 실리기 전까지 행렬을 위해 도열을 한 몇몇 동료들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면서 김용균 씨를 보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난 장례 행렬은 오전 7시쯤 고인의 일터였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앞에서 첫 노제를 지낸다.

이후 장례 행렬은 서울로 다시 올라와 오전 11시쯤 종로구 흥국생명 광화문지점 빌딩 앞에서 노제를 치른다. 낮 12시쯤 운구 행렬이 광화문광장에 도착하면 영결식이 열린다. 김용균씨의 유해는 화장 후 오후 5시30분쯤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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