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난방 끈 서울대 기계전기 노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무기계약직 직원들 처우개선 요구…학교측 수용때까지 파업 선언
학생들 “너무 추워 공부 집중못해”

서울대에서 기계와 전기를 담당하는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이 중앙도서관을 비롯해 학교 건물 세 곳의 난방 가동을 멈추면서 애꿎은 학생들만 추위에 떨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소속 직원들은 7일 낮 12시 반경부터 서울대 행정관과 중앙도서관, 제1파워플랜트에 진입해 농성하는 과정에서 각 건물의 기계실 업무를 중단했다.

서울대 기계·전기분회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직접 고용됐지만 서울대는 2년 전 용역회사 시절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수준 제조업 시중 노임단가 적용 △성과급, 명절휴가비, 복지포인트 등의 차별 없는 적용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세정 서울대 신임 총장이 이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영하 0.2도로 최근 들어 가장 추웠던 이날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추위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 학생은 난방 온도를 높여달라고 경비실에 요구하기도 했다. 오후 4시경 중앙도서관 정문에 ‘중앙도서관 본관 및 관정관(신관) 전 구역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는 안내문이 붙고 방송이 나오고서야 학생들은 파업 사실을 알게 됐다.

파업에 들어간 직원들이 복귀하지 않는 한 중앙도서관 난방을 켤 방법은 없다. 총장과 직원들이 근무하는 행정관은 개별난방 시스템이 있어 난방을 유지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과 직원 갈등에 피해를 입어 아쉽다는 분위기다. 정모 씨(27·자유전공학부)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그만큼 학생 피해도 커질 것 같다. 너무 추워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 집에 가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 A 씨(22·여)도 “문제가 있다면 학교 측과 협의해 풀어야지 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행동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오세정 총장이 취임 전 일어난 일들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원칙을 가지고 최대한 대화에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강동웅 leper@donga.com·김하경 기자
#도서관 난방#끈 서울대 기계전기 노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