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서 기계와 전기를 담당하는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이 중앙도서관을 비롯해 학교 건물 세 곳의 난방 가동을 멈추면서 애꿎은 학생들만 추위에 떨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소속 직원들은 7일 낮 12시 반경부터 서울대 행정관과 중앙도서관, 제1파워플랜트에 진입해 농성하는 과정에서 각 건물의 기계실 업무를 중단했다.
서울대 기계·전기분회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직접 고용됐지만 서울대는 2년 전 용역회사 시절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수준 제조업 시중 노임단가 적용 △성과급, 명절휴가비, 복지포인트 등의 차별 없는 적용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세정 서울대 신임 총장이 이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영하 0.2도로 최근 들어 가장 추웠던 이날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추위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 학생은 난방 온도를 높여달라고 경비실에 요구하기도 했다. 오후 4시경 중앙도서관 정문에 ‘중앙도서관 본관 및 관정관(신관) 전 구역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는 안내문이 붙고 방송이 나오고서야 학생들은 파업 사실을 알게 됐다.
파업에 들어간 직원들이 복귀하지 않는 한 중앙도서관 난방을 켤 방법은 없다. 총장과 직원들이 근무하는 행정관은 개별난방 시스템이 있어 난방을 유지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과 직원 갈등에 피해를 입어 아쉽다는 분위기다. 정모 씨(27·자유전공학부)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그만큼 학생 피해도 커질 것 같다. 너무 추워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 집에 가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 A 씨(22·여)도 “문제가 있다면 학교 측과 협의해 풀어야지 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행동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오세정 총장이 취임 전 일어난 일들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원칙을 가지고 최대한 대화에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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