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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입사해 교육과 보건복지(정책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탁구, 체조, 당구(스포츠부) 등을 취재해왔습니다. 빛나는 당신이 이룬 업적보다 어려움을 극복해낸 과정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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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한화 위해서라면, 내야 모든 수비수로 뛸 수 있다”“어떤 자리든 다 할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에서 한화로 이적한 안치홍(33)은 최원호 한화 감독(50)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안치홍은 “시즌을 시작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지 않나. 팀을 위해서라면 2루수, 1루수뿐 아니라 3루수, 유격수로도 뛸 수 있다”고 했다. 안치홍은 서울고 재학 시절 고교야구 톱클래스 유격수였는데 프로에서는 주로 2루수로 뛰면서 2011, 2017, 2018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3루수를 맡아 한국의 대회 3연패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수비 범위가 줄어든 최근 두 시즌 동안에는 1루수로 출전한 경기도 늘었다. 안치홍은 1∼9번 타자로 각 100타석 이상을 채운 기록도 있다. 포지션과 타순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를 기꺼이 맡는 선수였다.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해결하고 시즌 막바지에 돌아온 2016년(10경기)을 제외하고는 시즌마다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안치홍이 프로야구 프런트들 사이에서 ‘계산이 서는 남자’로 통하는 이유다. 계약 기간 최대 6년에 총액 72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한화와 계약한 안치홍은 “나는 최우수선수(MVP)급 시즌을 보낸 적은 없다. 대신 매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게 내 자랑이다. 요령 피우며 야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한화가 나의 이런 모습을 높게 샀다. 지금 한화에는 나처럼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꼭 필요하다더라”고 말했다. 한화에는 올 시즌 홈런왕 노시환(23), 신인왕 투수 문동주(20), 2021년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 수상자 정은원(23) 등 ‘스타 유망주’가 적지 않다. 한화는 이들이 안치홍으로부터 꾸준한 성적을 낸 경험까지 전수받아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를 바라고 있다. 안치홍 역시 “한화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베테랑으로서 나눠줄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안치홍이라고 시행착오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안치홍은 KIA에서 뛰던 2013년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타격 자세를 바꿨다가 실패를 맛봤다. 홈런은 전년도에 이어 3개로 제자리걸음이었고 타율은 0.288에서 0.249로 떨어졌다. 2014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시 정확도에 집중하면서 이해 타율을 0.339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홈런은 18개로 늘렸다. 당시까지 안치홍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안치홍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노렸지만 실패하자 구단에 연봉 계약을 백지위임하고 경찰청에 입대했다. 김수길 당시 경찰청 코치(60)는 “치홍이는 정말 독종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때 치홍이가 열이 39도 가까이 오른 적이 있는데 그래도 경기장에 나가 배트를 휘두르더라”며 “치홍이가 꾸준히 잘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치홍은 2017년 타율 0.316, 21홈런, 93타점을 기록하면서 당시 소속 팀 KIA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도왔다. 신인 시절이던 2009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통합 우승이었다. 안치홍은 “SSG에서 우승 경험을 쌓은 김강민 선배(41)와 한화에서 함께 뛰게 됐다. 우리 둘의 서로 다른 우승 경험이 (1999년 이후) 한화의 두 번째 우승으로 향하는 길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2-09 01:40
‘올해의 선수’ 노시환 “내년엔 한화팬에 PS 선물”노시환(23·한화)이 프로야구 동료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노시환은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23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스포츠동아가 동아일보, 채널A와 공동 주최하는 동아스포츠대상은 국내 스포츠 관련 시상식 가운데 유일하게 각 종목 선수들의 직접 투표로 수상자를 정한다. 노시환은 1위(5점) 34표, 2위(3점) 9표, 3위(1점) 2표를 받아 총 199점으로 올해 수상자가 됐다. 한화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건 노시환이 처음이다. 노시환은 “동아스포츠대상은 선수들이 뽑아 줘야 받을 수 있는 상이라 의미가 더 깊다. 시즌 내내 부상 없이 몸 관리를 잘하며 좋은 성적도 낸 게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홈런왕에 이어 오늘 또 한 번의 기쁨을 한화 팬들께 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 내년에는 한화 팬들께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선물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노시환은 올해 홈런 31개를 날리면서 한화 선수로는 15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얻었다. 타점(101점)도 1위였다. 노시환은 “다음 시즌엔 타율을 3할 이상으로 끌어올려 홈런과 타점에서 더 큰 효과를 내는 ‘무서운 타자’가 되고 싶다”며 “내년에는 타격 3관왕 이상을 해 최우수선수(MVP)를 받아 보겠다. 한국에서 1등이 되면 내 꿈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올해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로 안타 딱 한 개가 모자라 2019년 데뷔 후 첫 3할대 타율 진입에 실패했다. 여자 프로농구에서는 2022∼2023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석권한 김단비(33·우리은행)가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개인 첫 수상이다. 프로 데뷔 17년 차인 김단비는 기자단 투표로 MVP에 뽑힌 데 이어 동료들에게도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다. 김단비는 “나도 동아스포츠대상 투표자 가운데 한 명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인정을 받아 이 상을 받는 게 얼마나 어렵고 영광스러운 일인지 잘 안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 다음에도 이 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GC(현 정관장)의 통합 우승 주역 오세근(36·SK)은 개인 네 번째로 이 상을 받으면서 남자 프로농구 부문 최다 수상 기록을 새로 썼다.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은 2009년 초대 수상 이후 14년 만에 프로배구 여자부 수상자가 됐다. 김연경은 2009∼2010시즌 일본 리그에 진출한 뒤로 주로 해외에서 뛰어 동아스포츠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프로배구 남자부에서는 대한항공을 세 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으로 이끈 한선수(38)가 2년 연속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프로축구에서는 이번 시즌 17골로 K리그1(1부 리그)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33·울산)가 2021년 이후 2년 만에 수상자가 됐다. 남녀 프로골프에서는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와 이예원(20·KB금융그룹)이 각각 상을 받았다. 특별상은 장애인 체육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이용훈 회장(58)에게 돌아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2-06 03:00
동아마라톤꿈나무 15명에 장학금김은혁(배문고)과 박혜민(경북체고)을 포함한 고교 육상 장거리 유망주 15명이 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3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김은혁과 박혜민은 올해 남녀 고교 랭킹 1위에 오른 선수들이다. 1995년 설립된 재단은 2002년부터 육상 장거리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낸 고교 선수들에게 해마다 장학금을 수여해 오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의 뒤를 이을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올해 장학증서 수여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2019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렸다. 김은혁은 “2년간 이어진 슬럼프에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기에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박혜민은 “고3이 되는 내년엔 더 열심히 달려서 이 자리에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다. 이연택 재단 이사장은 “오늘을 계기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고 손기정 선생과 같은 선배들처럼 되고자 하는 희망을 품길 바란다”고 했다.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은 “여러분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건 재능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분을 곧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년 동아마라톤꿈나무 ▽남자=김은혁 김재현 김은성(이상 배문고) 김한별(경북 영동고) 박재우(전북체고) 손현준(경기체고) 임성민(순심고) 김용빈(서울 양정고) ▽여자=박혜민(경북체고) 신예진 김휘경(이상 서울신정고) 안희연(영천성남여고) 송채린(구로고) 김다연(서울체고) 이지연(충북체고)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2-05 03:00
프로농구 소노, 창단후 첫 4연승 신바람프로농구 소노가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의 활약을 앞세워 창단 후 첫 4연승을 달렸다. 소노는 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방문경기에서 71-66으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7위였던 소노는 8승 8패로 5할 승률을 맞추면서 정관장(9승 9패)과 공동 5위가 됐다. 1라운드를 7위(4승 5패)로 마감했던 소노는 2라운드 시작과 함께 3연패로 부진했지만 지난달 26일 SK전부터 연승을 기록했다. 소노가 4연승을 거둔 건 처음이다. 소노의 팀 분위기 반전에는 2라운드부터 새로 합류한 센터 오누아쿠의 영향이 컸다. 오누아쿠는 지난달 17일 KCC전부터 7경기 평균 17.4득점, 11.9리바운드, 4.1도움을 기록 중이다. 득점과 도움은 동료 가드 이정현에 이은 팀 내 2위, 리바운드는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1위)다. 오누아쿠 영입 전 소노에서 뛰었던 재로드 존스는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4.9득점, 6.0리바운드, 1.8도움을 기록한 뒤 방출됐다. 오누아쿠는 이날도 양팀 최다인 22득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활약을 했다. 블록슛 2개에 도움도 2개를 배달했다. 이정현이 16득점, 6리바운드, 4도움으로 힘을 보탰다. 1라운드서 평균 20.9득점으로 리그 전체 득점 7위(국내 선수 1위)였던 이정현은 오누아쿠가 가세한 이후인 2라운드에선 평균 22.4득점으로 리그 전체 3위(국내 선수 1위)를 기록 중이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오누아쿠가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그동안 머리를 아무리 써도 안 되던 일들이 오누아쿠가 오면서 되기 시작했다”고 칭찬했다. 이날 4위 SK는 안방에서 정관장에 85-71로 승리를 거두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정관장은 5연패에 빠졌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2-04 03:00
서건우, 태권도 男 80kg급 첫 올림픽 출전권 땄다서건우(20·한국체대)가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kg급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이 체급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다.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은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로 체급별로 올림픽 랭킹 상위 1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무대다. 서건우는 3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2023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kg급 결승전에서 세이프 에이사(25·이집트)를 라운드 점수 2-1(4-12, 15-2, 22-13)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에이사는 체급 랭킹 3위의 강자다. 서건우는 앞서 8강에선 ‘디펜딩 챔피언’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를, 4강에선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살리흐 알샤라바티(요르단)를 각각 2-1로 꺾었다. 서건우는 작년 대회 결승에서 알레시오에게 1-2로 져 금메달을 놓쳤는데 이번에 설욕했다. 현재 이 체급 랭킹 1위가 알레시오다. 서건우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은 기대도 안 했던 결과”라면서도 “다른 선수들이 나와 훈련할 때 무서워할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서건우는 내년 파리 올림픽 남자 80kg급 출전권도 따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이 체급에 나가는 것도 처음이다. 올림픽 랭킹 9위였던 서건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00점을 추가해 4위로 올라섰다. 체급별 랭킹 상위 5명의 소속 국가에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한 장씩 준다. 이번 대회는 이 출전권을 얻기 위해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이지만 남자 80kg급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체급이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한 번도 따내지 못한 체급이다. 박우혁(23·삼성에스원)이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80kg급에서 우승한 것도 21년 만의 금메달이었다. 서건우는 “내가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지만 기분은 정말 좋다”며 “올림픽에 나가게 됐으니 금메달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2-04 03:00
김혜성 “김하성 형과 ‘빅리그 키스톤 콤비’… 최고의 시나리오죠”“김혜성(24·키움)이 나보다 좋은 선수가 될 거다.”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20일 국내 기자회견에서 “이정후(25·키움) 다음으로 MLB에 도전할 만한 한국 선수로 김혜성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하성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김혜성이 뛰는 걸 봤는데 그 나이대 선수들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이 가능한 걸로 아는데 MLB에서 꼭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MLB에 진출하기 전 한국 프로야구 키움에서 이정후, 김혜성과 한솥밥을 먹었다. 28일 키움 퓨처스리그(2군) 훈련장인 경기 고양국가대표야구장에서 만난 김혜성 역시 “제 롤모델인 김하성 선배에 이어 ‘절친’인 정후도 도전하니까 나도 실력을 키워 MLB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이정후와 키움 입단 동기지만 프로 데뷔 해인 2017년을 대부분 2군에서 보냈기 때문에 MLB에 진출하려면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김혜성은 “평소 목표를 크게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어려서는 프로 입단, 프로 데뷔 후에는 1군 붙박이, 이후엔 ‘좋은 선수’로 목표를 계속 높여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 골든글러브를 처음 탔을 때 ‘나도 이제 나름 좋은 선수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21년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수상자인 김혜성은 지난해엔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이 두 포지션에서 모두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는 김혜성이 처음이었다. 김혜성은 “두 번째 골든글러브를 받고 나니 ‘김하성 선배처럼 미국에 가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했다. 김혜성은 올 시즌에도 최다안타 2위(186개), 득점 2위(104점), 타율 3위(0.335), 출루율 5위(0.396)에 이름을 올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또 시즌 개막 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즌 중엔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즌이 끝난 뒤엔 APBC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프로 데뷔 7년 차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내야수가 된 것이다. 김혜성은 인천 동산고 3학년 시절 타율 0.489를 기록하며 고교야구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첫해인 2017시즌에는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8(16타수 3안타)에 그쳤다. 김혜성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상관없는 일들을 포기하겠다”고 되새기며 휴식 시간도 반납하고 훈련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올 시즌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타율을 계속 높여왔다. 김혜성은 “고교 시절 한윤섭 코치님(38·KT)께서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다.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다”면서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노력하다 보면 목표를 하나씩 이룰 수 있는데 그때마다 큰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혜성의 다음 목표는 MLB에서 선배 김하성과 다시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것이다. 김혜성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MLB에 진출한다면 하성이 형과 같이 뛸 수 있게 샌디에이고에 가고 싶다. 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팀은 LA 다저스다. 하성이 형이 다저스로 이적하고 나도 다저스에 입단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라며 웃었다. 김혜성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더라면 다음 달 18일 팀 후배 안우진(24)과 함께 입대할 계획이었다. 김혜성은 “금메달이 아니었다면 내년 시즌은 내게 없었을 텐데 행운처럼 찾아온 시즌이다.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고양=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30 03:00
선두 DB 숨은 엔진 ‘벤치 파워’… 3점슛 ‘펑펑’ 질식수비 ‘꽁꽁’프로농구 DB는 지난 시즌까지 최근 3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20∼2021시즌 9위, 2021∼2022시즌 8위, 2022∼2023시즌 7위로 모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랬던 DB가 이번 시즌 개막 후 16경기에서 9할에 가까운 승률(0.875·14승 2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디드릭 로슨(평균 23.4점, 10.1리바운드)과 도움 1위에 올라 있는 아시아쿼터 선수 이선 알바노(필리핀), 블록슛 1위 김종규, 주장 강상재(평균 14.1점, 6.1리바운드)가 DB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시즌 초반 DB의 고공 행진엔 ‘숨은 동력’이 하나 더 있다. 10개 구단 중 최강으로 평가받는 ‘벤치 파워’다. DB의 벤치 파워 중심엔 ‘식스맨 3인방’ 박인웅, 최승욱, 김영현이 있다. 프로 2년 차 포워드 박인웅은 이번 시즌 팀의 16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9분 22초를 뛰면서 7.2점을 기록 중이다. 2년 차 선수 가운데 출전 경기 수와 득점이 가장 많다. 박인웅은 지난 시즌엔 33경기에서 평균 3.9점을 넣었다. 중앙대 시절 득점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DB 유니폼을 입었는데 데뷔 시즌엔 부상 등으로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 박인웅은 “이번 시즌 우리 팀엔 출중한 선수들이 많아 그쪽으로 수비가 많이 몰린다. 그럴 때 형들이 기회를 잘 만들어 줘서 내 득점이 올라간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한국농구연맹(KBL) 미디어데이에서 김주성 DB 감독과 ‘캡틴’ 강상재가 팀 내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꼽았던 것도 박인웅이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후에도 “인웅이가 승부처에서 터트리는 3점슛이 팀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며 칭찬했다. 박인웅은 18분 9초를 뛴 19일 소노와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3점슛 3개를 꽂으며 11점을 넣고 팀의 99-91 승리에 기여했다. 박인웅은 이번 시즌 기록한 총 115점 중 가장 많은 41점을 4쿼터에 넣었다. 포워드 최승욱 역시 시즌 전경기에 출전해 평균 6점을 기록하며 DB의 벤치 파워를 키우고 있다. 최승욱은 경기 분위기를 돌려놓는 3점슛과 상대 주득점원을 막는 수비가 강점이다. 최승욱은 식스맨인데 이번 시즌 KBL 선수 공헌도 순위에서 27일 현재 전체 33위에 올라 있을 만큼 주전 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공헌도 점수 계산엔 출전 시간이 반영되기 때문에 벤치 멤버가 40위안에 들기는 쉽지 않다. 프로 11년 차 가드 김영현 역시 DB의 벤치 파워를 책임지는 키플레이어다.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에서 뛰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DB 유니폼을 입은 김영현은 16경기 평균 득점이 3.2점이지만 상대 주득점원을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니는 이른바 ‘질식 수비’로 김 감독한테서 눈도장을 확실히 받고 있다. 김 감독도 이번 시즌 초반 여유 있는 선두 질주의 동력 중 하나로 박인웅, 최승욱, 김영현이 버티고 있는 벤치 전력을 꼽고 있다. 김 감독은 “내가 선수로 뛸 때는 7, 8명으로 한 시즌을 소화했는데 장기 레이스 과정에서 주전들의 부상이나 경기력 기복을 감안하면 가용 폭을 넓혀야 한다고 봤다. 벤치 멤버들이 너무 잘해 주고 있다”며 만족해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29 03:00
‘스키여제’ 시프린, 알파인스키 월드컵 최초 통산 90승‘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28·미국)이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90번째 우승 기록을 남겼다. 시프린은 27일 미국 버몬트주 킬링턴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알파인 월드컵 여자 회전 경주에서 1, 2차 합계 1분42초02로 우승을 차지했다. 2주 전 핀란드 레비에서 시즌 첫 승을 따냈던 시프린은 이날 우승으로 시즌 2승과 함께 통산 90승을 달성했다. 시프린은 “89번째 우승 이후 이렇게 금방 90번째 우승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페트라 블로바(28·슬로바키아)가 스키를 정말 꾸준하게 잘 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로바는 이날 시프린보다 0.33초가 늦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킬링턴은 시프린에게 고향과 같은 곳이다. 시프린은 어린 시절을 뉴햄프셔주 라임에서 보냈다. 킬링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다. 시프린이 졸업한 버몬트주 버크마운틴 아카데미 고교도 킬링턴에서 차로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안방 경주’ 성적도 좋았다. 시프린은 킬링턴에서 열린 월드컵 회전 경주에 일곱 번 참가해 이날까지 여섯 번 우승했다. 지난해에만 5위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시프린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이 나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다시 힘을 내는 계기로 삼았다”며 “안방 팬들 앞에서 90승을 달성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시프린은 올해 3월 11일 개인 87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남녀부를 통틀어 알파인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가 됐다. 그 전까지는 1989년 은퇴한 남자 선수 잉에마르 스텐마르크(67·스웨덴)의 86승이 최다 기록이었다. 여자부 역대 2위 기록은 린지 본(39·미국)의 82승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28 03:00
투수 트리플 크라운 NC 페디, 92% 득표 ‘압도적 MVP’프로야구 NC는 ‘에릭’이라는 이름을 쓰는 외국인 선수와 인연이 깊다. 에릭 테임즈(37)가 2015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에릭 해커(40)도 같은 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에릭 페디(30)는 올해 두 부문 모두 수상자로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다. MVP 트로피는 이미 손에 넣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규시즌 시상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공개된 기자단 투표 결과 페디는 총 111표 중 102표(91.9%)를 받아 MVP로 뽑혔다. NC 선수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건 2015년 테임즈에 이어 페디가 2번째다. 외국인 선수 전체로는 8번째 MVP 수상이다. 페디는 “운이 좋게도 2020년 테임즈와 같은 팀(워싱턴)에서 뛰었다. 테임즈가 내게 한국 프로야구를 소개하며 ‘매우 수준 높은 리그’라고 말했다. 수준 높은 리그에서 MVP를 받은 경험이 앞으로 내게 계속 자신감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페디는 NC가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자 8일 미국으로 떠났다가 26일 입국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페디는 올 시즌 다승(20승),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페디를 포함해 한국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4명만 남긴 기록이다. 페디는 여기에 올해 만들어진 수비상까지 총 5개 트로피를 받았다. 또 MVP 상금 1000만 원을 비롯해 개인 타이틀 각 300만 원, 수비상 200만 원 등 상금도 총 2100만 원을 챙겼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에서 제5 선발로 뛰었던 페디는 “NC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야구가 두렵다는 생각까지 했다. 한국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동료들 덕분에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 어떤 팀에서 뛰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NC 선수들은 내게 영원히 형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은 프로 2년 차 투수 문동주(20·한화)에게 돌아갔다. 문동주는 기자단 투표에서 111표 중 85표(76.6%)를 받아 윤영철(19·KIA·15표)을 제쳤다. 한화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건 2006년 류현진(36) 이후 17년 만이다. 문동주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때 1차 지명을 받아 한화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에는 28과 3분의 2이닝만 던졌기 때문에 올해도 신인상 후보 자격 요건(30이닝 미만 투구)을 유지하고 있었다. 올 시즌에는 11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95개를 기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결승전 선발 투수를 맡아 금메달 수확에 앞장섰던 문동주는 “한화에 입단하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신인상이 목표’라고 말했다. 두 목표를 모두 이뤄 신기하다”면서 “(주전 포수) 최재훈 선배(34)가 ‘내년에 15승 가자’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셨다. 최 선배와 함께 15승을 향해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기념 촬영을 할 때 페디가 ‘내년에는 네가 MVP에 오를 것’이라고 덕담을 해주더라”면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게 내 목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신인상 약속을 지켰으니 언젠가 MVP 등극 약속도 꼭 지키겠다”며 웃었다. 류현진이 2006년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뒤로 아직까지 한화 선수가 MVP를 받은 적은 없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28 03:00
“가장 싫었던 멀티포지션 수비, ML서 가장 큰 도움”“이번에 받은 상이 ‘반짝 수상’이 아니었다는 걸 앞으로 계속 증명하겠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20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하면서 “내가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수비다. 어느 포지션에서든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 골드글러브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김하성은 한국 선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타격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올해 실버슬러거 수상자 최종 후보까지 올라가 봤다. 내년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둘 다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골드글러브는 포지션별로 수비를 제일 잘한 선수에게, 실버슬러거는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상이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에선 2루수와 유틸리티(시즌 중 2개 이상의 포지션 소화), 실버슬러거에선 유틸리티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는데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분에서 수상했다. 2루수와 3루수, 유격수까지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도 빼어난 수비를 보여준 다재다능함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날 김하성은 원래는 ‘멀티 포지션’을 싫어했었다고 털어놨다. 김하성은 “나는 유격수를 계속 하고 싶었다. 그런데 고교 시절에도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나서도 멀티 포지션을 맡게 돼 참 싫었다”며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그 순간들이 미국에 와서 큰 도움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야탑고 시절 1, 2학년 때까지 유격수로 뛰었는데 3학년 때는 2, 3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 1년 후배 박효준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프로 데뷔 후 키움에서도 MLB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두 시즌 동안 유격수와 3루수 자리를 오갔다. 김하성은 MLB 사무국이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분조회를 요청한 키움 시절 후배 이정후와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두고 “둘 모두 한국에서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의 빅리그 도전이 다른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하성은 이정후와 고우석 다음으로 MLB에 도전할 만한 후배로 키움의 ‘멀티 수비수’ 김혜성을 꼽았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21 03:00
4쿼터 버저비터 동점포… 36점 홈그런, 美 농구판 달구다19일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의 안방인 체이스센터. 4쿼터 종료 3초를 남기고 앤드루 위긴스(골든스테이트)가 상대 팀 오클라호마시티의 림에 3점포를 꽂으면서 117-114를 만들었다. 5연패 탈출을 확신한 안방 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3초 뒤 골든스테이트 팬들은 머리를 감싸 쥐어야 했다. 4쿼터 종료 버저와 함께 동점 3점포를 얻어맞고 연장전으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117-117을 만든 동점 버저비터의 주인공은 오클라호마시티의 ‘빅맨’ 쳇 홈그런(21)이었다. 4쿼터 종료 1.6초를 남기고 패스를 받은 홈그런은 상대 수비가 붙자 턴어라운드 슛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종료 0.7초를 남기고 홈그런의 손을 떠난 공은 림을 갈랐다. 홈그런의 3점슛이 림을 통과했을 때는 종료 버저가 울린 뒤였다. 이날 오클라호마시티는 연장 승부 끝에 130-123으로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가드인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는 “홈그런이 우리 팀에 5분의 시간을 더 만들어 줬다. 승리하기에 5분이면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날 40점을 기록한 길저스알렉산더는 연장에서만 10점을 몰아 넣었다. 홈그런은 이날 36득점, 10리바운드, 5도움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블록슛도 2개를 기록했다. 홈그런은 ‘2년 차 신인’이다. 지난해 6월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아 오클라호마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개막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당해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프로 2년 차이지만 이번 시즌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이날 경기 결과를 다루면서 “홈그런이 처음으로 한 경기 3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신인왕 레이스에 빅토르 웸반야마(샌안토니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알렸다. 지금으로선 두 선수 중 누구든 신인왕에 오를 만하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13경기를 뛴 홈그런은 평균 17.1득점, 7.9리바운드, 2.8도움을 기록 중이다. 2.2개인 블록슛은 리그 전체 5위다. 홈그런은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완성형 신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스로도 “나는 공격이든 수비든 뭐든 다 잘할 수 있다. 블록슛도 잘한다. 나는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도 팀의 득점 기회를 만들 줄 아는 선수”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2021년 국제농구연맹(FIBA) 19세 이하 월드컵 최우수선수(MVP)인 홈그런은 고교 졸업을 앞두고 30곳이 넘는 대학으로부터 ‘장학금 입학’을 제안받을 만큼 전국구 스타 유망주였다. 특히 홈그런은 216cm의 센터인데도 높은 슈팅 성공률을 자랑한다. 이번 시즌 홈그런은 야투 54.6%, 3점슛 43.8%, 자유투 90.4%의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고효율 슈터’의 상징인 ‘180클럽’(야투 50%, 3점슛 40%, 자유투 90% 이상 성공률)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NBA를 대표하는 슈터인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가 이번 시즌 야투 47.9%, 3점슛 44.7%, 자유투 93.3%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20 03:00
LG, 29년만의 축승회… “2023을 기억하게 될 것”“이제 LG 팬들은 더 이상 1994가 아니라 2023이라는 숫자를 기억하게 될 거다. 이런 기쁨의 숫자를 늘려가며 팬들 마음속에 자랑스러운 오늘의 멤버들이 영원히 기억되면 좋겠다.” 구광모 프로야구 LG 구단주는 17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통합 우승 축하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말한 뒤 일본 오키나와 전통 소주 ‘아와모리’가 든 술잔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LG 선수단과 계열사 관계자 등 이날 행사에 참석한 160여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 아와모리는 구본무 LG 초대 구단주가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다음번 우승 때 축배를 들자’며 마련한 술이었다. 그러나 LG가 이후 28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해 경기 이천시에 있는 LG챔피언스파크(2군 훈련장)에 잠들어 있었다. 그러다가 LG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드디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술독 개봉은 차명석 LG 단장이 맡았다. 차 단장에게 술을 받은 구광모 구단주는 “태어나서 이렇게 축하를 많이 받아본 건 처음이다. 하늘에서 (구본무) 선대 회장님도 누구보다 기뻐하며 이 자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세상을 떠난 구본무 초대 구단주는 1998년 해외 출장을 갔다 오는 길에 ‘다음번 LG 우승 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선물하겠다’며 당시 가격 8000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사오기도 했다. LG 주장 오지환이 올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면서 이 시계도 25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됐다. 이날 시계를 전달받은 오지환은 “이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 내가 차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사료실에 전시하면 좋겠다”며 시계를 구단에 반납했다. 구광모 구단주는 “캡틴(오지환)의 그 마음에 감사하다. 그 뜻을 담아 시계가 ‘한국시리즈 MVP, 캡틴 오지환’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되게 하겠다”며 그 대신 최신형 롤렉스 시계를 오지환에게 선물했다. 오지환은 “구단에 돌려드린 시계는 반납하기 전에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충분히 기념했다”면서 “구단주님께서 가장 최근에 나온 새 제품을 선물해주셨다. 비싼 물건이라 집에 모셔놓아야 하나 싶지만 그래도 구단주님께서 ‘차고 다니라’고 주신 선물이니 의미 있는 날에 직접 차보려 한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18 01:40
국내 득점-도움-3점슛-출전시간 ‘ALL 1위’ 작은 이정현 “코트에서 만큼은 ‘큰 이정현’ 될 것”[강동웅의 ‘D인터뷰’]초등학생 시절 ‘작은’ 이정현(24·소노)의 마음에 ‘1번 등불’을 밝힌 건 ‘컴퓨터 가드’ 이상민(51·현 KCC 코치)이었다. 이정현은 당시 전북 군산시 집에서 차로 50분 거리인 전주체육관으로 프로농구 경기를 보러 다니곤 했다. 당시 전주체육관에서는 이상민이 포지션 넘버 원(포인트 가드)로 안방 팀 KCC 야전 사령관 역할을 했다.최근 만난 이정현(187cm)은 “군산중 때는 농구부에서 내가 키가 제일 컸다. 포인트 가드를 계속하고 싶은데 코치님이 ‘센터 해’라고 할까 봐 슈팅과 드리블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 그 정도로 포인트 가드가 좋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나는 원래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향적인 성격이다. 그런데 코트에만 들어가면 누구보다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받고, 동료들을 지휘해 팀을 승리로 이끌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실제로 올 시즌 소노는 이정현의 활약에 따라 팀 승패가 갈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라운드 종료 시점(14일) 기준으로 이정현이 평균 26.3점에 도움 8.3개, 3점 슛 성공률 57.6%를 기록한 4경기에서는 소노가 이겼다. 하지만 평균 16.7점에 도움 6.4개, 3점 슛 성공률 26.6%에 그친 5경기에선 졌다.1라운드에서 4승 5패(7위)에 그친 팀 성적은 아쉽지만 이정현의 개인 기록은 흠잡을 데가 없다. 이정현은 9경기 평균 20.9점, 7.2도움으로 1라운드 일정을 마쳤다. 득점과 도움 모두 국내 선수 중 1위다. 외국인과 혼혈 귀화 선수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나고 자란 선수가 한 시즌 평균 20점을 넘긴 건 2007~2008시즌 방성윤(41·당시 SK·22.1점)이 마지막이다. 이번 시즌 이정현은 지난달 29일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34점을 넣어 한 경기 득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날 이정현의 야투 성공률은 ‘농구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90%였다.지난 시즌만 해도 이정현에게 이 정도 활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정현은 프로에 데뷔한 2021~2022시즌 평균 9.7점 2.7도움, 지난 시즌엔 15.0점 4.2도움을 기록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가능성까지 언급됐던 군산고 시절 기대치를 프로 입단 3년 만에 현실로 만든 것이다.이정현은 “현시점 최고 포인트 가드는 허훈 선배(KT)라고 생각한다. 곧 전역해 돌아오는 훈이 형을 이번 시즌에 꼭 넘어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15일 국군체육부대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허훈 역시 “정현이가 (이번 시즌) 정말 좋아졌다. 놀라울 정도”라며 “정현이와 경기에서 맞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물론 팀 성적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앞선다. 이정현은 “개인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팀 성적이 나쁘면 포인트 가드로서 제 역할을 못 한 것”이라면서 “1라운드 때는 ‘왜 그렇게 패스했을까’, ‘(내가) 그 슛을 넣었으면 이겼을 텐데’ 하고 아쉬움이 남은 순간이 적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는 이런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외국인 선수를 포함해서 이정현이 1위인 기록도 있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37분23초)이다. 33분33초로 이 부문 2위인 팀 선배 전성현(32)과 비교해도 3분50초가 길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년 이후 1라운드 평균 출전 시간 1, 2위 사이에 3분 이상 차이가 나는 건 처음이다.김승기 소노 감독은 “이정현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 대신 휴식 시간을 충분히 준다. 슈팅 연습을 제외하면 훈련도 시키지 않는다”면서 “이정현이 아직 ‘경기 체력’이 좀 부족하다.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가면서 경기 체력을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도 “출전 시간이 늘어서 오히려 좋다. 기회가 있을 때 더 많이 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1라운드 때는 4쿼터 후반쯤 체력이 떨어지며 실책하는 경우가 있었다. 2라운드부터는 ‘전투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했다.이정현은 “우리 팀은 지난 시즌 초반 약팀으로 평가받았지만 플레이오프 4강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다 보면 시즌 막판엔 강팀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고양=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17 11:15
갈매기의 ‘31년 꿈’… 감독 바뀐 내년엔 우승할까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2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한 팀은 롯데와 한화만 남게 됐다. 롯데는 1984년과 1992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세 번째 우승 도전은 31년째 진행 중이다. 한화는 1999년 첫 우승 이후 24년이 지나도록 ‘V2’를 이루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19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상대 팀은 한화 전신인 빙그레였고, 한화의 1999년 한국시리즈 맞대결 팀은 롯데였다. 지난해 롯데는 30년 연속 무관 기록을 남긴 뒤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총 170억 원을 풀며 포수 유강남(80억 원), 내야수 노진혁(50억 원), 투수 한현희(40억 원)를 영입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 때 외부 FA 영입에 돈을 가장 많이 쓴 팀이 롯데였다. 하지만 롯데의 정규리그 순위는 지난해 8위에서 올해 7위로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팔’ ‘다리’를 보강하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롯데는 이제 ‘머리’까지 교체하고 나섰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팀을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며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롯데는 김 감독 부임과 함께 코치진도 물갈이하면서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한화 역시 지난 스토브리그 때 내야수 채은성(90억 원)과 투수 이태양(25억 원) 등 외부 FA 영입에 12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팀 순위는 10위에서 9위로 역시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한화는 올 시즌 종료 후 타격 지도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을 듣는 정경배 수석코치를 SSG에서 영입하며 공격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번 시즌 한화는 팀 타율(0.241)이 최하위였다. 키움도 20년 무관에 접근하고 있다. 키움은 2008년 창단 후 세 차례(2014, 2019, 2022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쳐 16년째 무관 불명예를 이어오고 있다. 키움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일한 구단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15 03:00
‘유광점퍼의 한’ 풀었다… LG, 29년만에 KS 우승1994년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유광점퍼를 입고 좋아했던 LG 어린이 회원들은 어느덧 중년이 됐다. 이후로 LG는 지난 시즌까지 28년간 한 번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LG가 13일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누렸다. LG 어린이 회원 출신인 투수 임찬규(31)와 고우석(25)은 눈물을 흘렸다. LG 선수단은 30년 가까이 기다려준 팬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날 잠실구장엔 2만3750명의 만원 관중이 찾았다. LG 팬들은 “무적 LG”를 연호하며 챔피언 세리머니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선 상황에서 이날 5차전을 맞은 LG는 선발투수 켈리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공수에서 활약한 중견수 박해민을 앞세워 KT를 6-2로 꺾었다. 1차전을 내줬던 LG는 이후 내리 4연승하면서 1990년, 1994년에 이어 구단 3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LG의 통산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 정규리그 1위에 이은 통합 우승이었다. 이날 5차전의 영웅은 2번 타자 박해민이었다. 박해민은 0-0이던 3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KT 선발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박해민은 1-3으로 쫓긴 4회초 수비 2사 1, 2루에선 KT 대타 김민혁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가 박해민이었다면 이번 시리즈를 지배한 선수는 LG 주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이었다.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에서도 초반 0-4로 끌려가며 힘든 경기를 했다. 하지만 1-4로 따라붙은 6회 오지환이 솔로포를 날리며 경기 흐름을 바꿔 놨다. LG는 3-4까지 따라붙은 8회말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3차전과 4차전은 오지환의 독무대였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투를 벌였던 3차전에서 오지환은 5-7로 뒤진 9회초 2사 1, 2루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렸다.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오지환은 15-4 대승으로 끝난 4차전에서도 7회 쐐기 3점 홈런을 때렸다. 2∼4차전 3경기 연속 결정적인 홈런포를 쏘아 올린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돼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오지환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왕조 시기를 누릴 것이다. 이 멤버 그대로 야구를 오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사령탑 첫 우승을 맛봤다. 현대에서 선수와 코치, 프런트로 우승했고, 2018년 SK(현 SSG) 단장으로 정상을 밟았던 염 감독은 넥센(2013∼2016년)과 SK(2019∼2020년) 사령탑 시절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 지휘봉을 잡은 첫해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데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으며 오랜 꿈을 이뤘다.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LG는 6월 27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LG의 우승으로 한국, 미국, 일본, 대만에서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들이 모두 ‘한풀이’에 성공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텍사스가 창단 후 62년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일본에선 한신이 38년 만에, 대만에선 웨이잔이 2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2023-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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