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 뛴 위성우… “감독님은 구멍” 선수들 박장대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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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프로농구 올스타전’ 웃음과 재미
김도완-임근배 사령탑 대결도 눈길
핑크스타, 90-88로 블루스타 꺾어
박지수, 개인 통산 두번째 MVP

혼신의 ‘감독님 패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가운데)이 7일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경기에 ‘블루스타’ 팀 선수로 나섰다. ‘핑크스타’ 팀 주장이자 우리은행
 가드인 박지현(오른쪽)이 달려들며 공을 빼앗으려 하자 당황한 위 감독이 공을 아무렇게나 내던지듯 패스를 하고 있다. 핑크스타가 
90-88로 이겼다. 아산=뉴스1
혼신의 ‘감독님 패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가운데)이 7일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경기에 ‘블루스타’ 팀 선수로 나섰다. ‘핑크스타’ 팀 주장이자 우리은행 가드인 박지현(오른쪽)이 달려들며 공을 빼앗으려 하자 당황한 위 감독이 공을 아무렇게나 내던지듯 패스를 하고 있다. 핑크스타가 90-88로 이겼다. 아산=뉴스1
“감독님을 도발할 거예요!”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에서 최다 득표 선수로 이름을 올린 박지현(우리은행)은 7일 충남 아산시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하며 “위성우 감독(우리은행)님이 나에게 ‘쇼하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지 않았나. 하지만 오늘은 쇼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위 감독은 지난해 3월 우리은행과 BNK의 챔피언결정 2차전 당시 박지현에게 “쇼하지 말라”며 차분하게 경기할 것을 주문했는데, 이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다.

올스타 경기가 시작되자 박지현이 ‘도발 공약’을 이행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날 올스타전은 박지현이 이끄는 ‘핑크스타’와 올스타 팬 투표에서 2위를 한 신지현(하나원큐)이 주장을 맡은 ‘블루스타’의 대결로 펼쳐졌다. 핑크스타가 17-12로 앞선 1쿼터부터 위 감독이 블루스타 교체 멤버로 투입되면서 박지현과의 일대일 매치업이 성사됐다. 박지현은 위 감독을 밀착 수비하다가 공을 빼앗아 낸 데 이어 직접 레이업슛까지 성공시킨 뒤 기쁨의 세리머니 쇼를 했다. 벤치에 있던 김단비(우리은행)는 “위 감독이 블루스타의 구멍”이라 놀리며 박지현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사령탑 간 매치업도 눈길을 끌었다. 3쿼터 도중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과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각각 블루스타와 핑크스타 교체 멤버로 코트에 함께 들어선 것. 온 몸에 꽉 끼는 유니폼으로 관중에게 웃음을 준 임 감독은 김 감독의 수비를 피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는 핑크스타의 90-88 승리로 끝났다.

이날 올스타 3점슛 콘테스트 결선에서는 일본 W리그의 가사기 하루나(미쓰비시전기)가 22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리그 선수가 한국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행사에 참가한 건 처음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번 올스타 행사에 일본 리그 선수 14명을 초청했다. 3점슛 콘테스트 ‘디펜딩 챔피언’ 강이슬(KB스타즈)은 14점을 넣는 데 그쳐 4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이날 올스타전 경기장에는 관중 2309명이 찾아 두 시즌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핑크스타의 박지수(KB스타즈)에게 돌아갔다. 17점 6리바운드를 기록한 박지수는 기자단 투표 78표 중 45표를 받아 33표를 얻은 박지현을 제쳤다. 박지수가 올스타전 MVP로 선정된 건 2019∼2020시즌에 이어 두 번째다.


아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여자프로농구#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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