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특감반원, 경찰청 찾아가 지인 수사상황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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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폭행-음주운전 이어 또 비위… 靑, 내부 감찰 통해 檢복귀 조치

청와대 내부는 물론이고 대통령 친인척 및 고위 공직자들의 불법을 감찰하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소속 직원이 비위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만취 폭행, 음주 운전에 이어 또다시 청와대 직원이 사고를 친 것이다.

28일 청와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검찰에서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으로 파견된 김모 수사관은 지난달 “내가 작성한 국토교통부 범죄첩보와 관련한 중간 보고를 받고 싶다”며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찾았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들은 “중간 보고가 필요하면 우리가 청와대에 보고를 하는데 왜 직접 왔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김 수사관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건설회사 관계자 사건에 개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청와대는 김 수사관에 대해 내부 감찰을 벌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즉각 감찰조사를 했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판단되어 원소속이던 서울중앙지검으로 복귀 조치했다”며 “관련 징계는 청와대가 아니라 원소속인 검찰이 할 일”이라고 밝혔다. 김 수사관이 경찰청을 찾아간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다. 청와대는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수사관의 원대 복귀는 이달 초 이뤄졌지만 청와대는 언론의 취재 전까지 관련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은 올 7월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감찰을 강화한다며 기존에 15명이던 특별감찰반을 20명가량으로 늘렸는데, 정작 특별감찰반 내부에서 비위가 벌어진 것이다.

직원들의 사건 사고가 계속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공직 기강 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청와대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김정훈 기자
#청와대#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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