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296번째 희생자 돌아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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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객실서 1명 상-하반신 유해 나와
4층 선미 좌현서 이틀간 수습… 치아 한개 금니, 청바지 입고 있어
미수습자 가족들 “아직 8명 남아… DNA 확인때까지 신원 밝히지말길”

세월호의 296번째 희생자의 유해가 수습됐다. 2014년 10월 해저면(海底面)에 가라앉은 세월호 선체에서 황지현 양의 시신을 발견해 인양한 지 929일 만이다. 미수습자는 9명에서 사실상 8명이 됐다.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13일 오후 3시경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4층 선미 좌현 구역 4-11에서 사람의 상반신 뼈를 수습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12일에는 이 지점에서 1∼2m 떨어진 곳에서 하반신 뼈를 수습했다. 이 상반신과 하반신은 동일인의 것으로 판단돼 유해(遺骸) 대부분을 수습한 것으로 보인다. 수습된 치아의 오른쪽에 금니가 한 개 있었으며, 청바지와 양말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당시 세월호 일부 생존자는 여학생 객실이 있던 구역 4-11에서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진술했다. 조 양은 당시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허 양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14일 유전자(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비교적 온전한 유해로 수습된 296번째 희생자의 신원을 추정으로라도 밝히지 말아줄 것을 해양수산부와 언론에 요청했다. 이들은 3월 28일 세월호를 인양해 임시 거치해 뒀던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말린’ 갑판에서 발견된 ‘돼지 뼈’ 오인 사건 이후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100% 정확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수습자 인적 사항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지청은 미수습자 신원 확인을 지휘하고 있다.

14일 목포신항에서 만난 조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아직 미수습자 8명이 남았다. 8명 모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도 “100% 확실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면 신원 확인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선체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 유전자 검사 결과 발표 전에 모두 수습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수습자 권재근 씨의 형이자 권혁규 군의 큰아버지인 권오복 씨는 “미수습자 가족 9명은 2년여 동안 슬픔과 기쁨을 함께했다”며 “‘가족’을 찾더라도 우리가 미수습자 가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원 추정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해수부는 “유골의 치아 상태와 치과 기록을 비교하는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신원은 유전자 검사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세월호 선미(船尾)에서 40∼50m 떨어진 3층과 4층 중앙구역에서는 13일부터 이틀 동안 육안 감식을 통해 인골(人骨)로 추정되는 뼈 19점이 발견됐다. 이 유골도 유전자 검사를 거쳐 신원이 확인돼야 가족 품에 안길 수 있다. 현장수습본부는 미수습자 유해가 발견된 3층과 4층에 대한 정밀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이르면 15일 세월호 선체 수색 방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목포=이형주 peneye09@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세월호#유해#수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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