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처럼… ‘경북도청 신도시’에 한옥 공간미 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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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생활해 보니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의 아파트에 지난달 입주한 진효주 씨(47)는 9일 “살기 좋은 신도시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며 “조성 사업이 계획대로 잘 추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 씨는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다가 초등학생 4학년 막내와 안동으로 이사했다.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은 서울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진 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풍천풍서초교)의 교육 환경도 매우 만족스럽다”며 “투자할 가치가 있는 신도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3월 10일 개청한 경북도청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신도시가 조금씩 모습을 갖추고 있다. 도청 신청사만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외롭게 있던 개청 당시 상황과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 달 개관하는 경북도청 신도시 홍보관. 안동 하회마을과 예천 회룡포마을의 물돌이 모양을 형상화했다.
다음 달 개관하는 경북도청 신도시 홍보관. 안동 하회마을과 예천 회룡포마을의 물돌이 모양을 형상화했다.
경북도청 신도시는 2027년까지 10만 명이 생활하는 보금자리로 조성하는 게 목표다. 3단계로 나눠 진행하는 사업은 현재 2단계로 상업과 의료, 생활체육 등 기반 시설을 2022년까지 갖출 예정이다. 부근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과 조화를 꾀하기 위해 한옥마을과 한옥형 호텔, 59개 공원과 천년숲 등으로 쾌적한 전원형 생태도시로 만든다. 녹지공간도 30%로 높다.

 한옥의 공간미는 신도시의 기본 방향이다. 큰 한옥과 마찬가지인 경북도청 신청사에 맞춰 신도시에는 한옥 700채를 짓는다. 경상도 개도(開道) 700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청사 옆에 조성한 한옥마을 70채는 이미 분양이 완료됐다.

 
20일에는 신도시 부지 안에 있는 호민지(33만 m²) 옆에 한옥형 호텔의 기공식이 열린다. 7층 규모로 객실 200개와 500석 규모의 컨벤션홀을 갖춘다. 미국의 스탠퍼드호텔 체인이 짓는다. 호텔 옆에는 교포타운이 들어선다. 해외 교포들이 집이나 별장처럼 활용할 수 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2027년까지 20개가 설립될 예정이다. 특성화 대학 1곳도 설립할 계획이다. 주택은 올해 4월부터 1930가구가 입주했으며 올해 안으로 3700가구가 추가 분양될 예정이다. 신도시에는 모두 97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2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복합의료타운도 설립한다. 7개 구간의 둘레길 68km를 조성해 신도시 전체를 건강한 녹색공간으로 가꾼다. 현재 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은 3500여 명이다.

 경북도청 직원들도 이전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편의점 하나 없는 곳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며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상일 경북도청 주무관(36)은 아파트를 구입해 부인(34)과 6세, 3세 아이들과 함께 이주했다. 6개월째 생활하는 그는 “활기차게 조성되는 신도시와 함께 아이들도 잘 자랄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며 “아이들을 고교 때까지는 신도시에서 교육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개발공사 석태용 신도시사업단장이 6일 신도시 홍보관 전망대에서 조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호민지(오른쪽) 왼쪽 숲에 20일 한옥형 호텔 기공식이 열린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경북개발공사 석태용 신도시사업단장이 6일 신도시 홍보관 전망대에서 조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호민지(오른쪽) 왼쪽 숲에 20일 한옥형 호텔 기공식이 열린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신도시에는 다음 달 홍보관이 문을 연다. 신도시를 멋지게 조성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준다. 높이 20m로 4층 규모인 홍보관의 전망대에 오르면 도청 신청사를 감싼 검무산(해발 332m)을 배경으로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도시 사업을 맡은 경북개발공사 석태용 신도시사업단장은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신도시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3단계까지 차근차근 조성해 매력적인 정주 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관 단체의 입주도 이어지고 있다. 신도시에 이전을 희망하는 기관 단체는 110여 개이며 이 가운데 경북도교육청과 금융기관 등 13곳이 이전을 마쳤다. 연말까지 10여 곳이 이전하며 경북지방경찰청을 비롯한 정부지방청사 등 30여 곳은 이전 부지를 마련했거나 공사를 하고 있다.

 김상동 경북도 신도시본부장은 “광역교통망 구축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전국 어디서나 신도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자족도시로서 기능을 하기 위해 신도시 주변에 산업단지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하회마을#경북도청#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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