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절도 전과자, TV 뉴스 보다 “바로 이거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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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CCTV 부족’ 보도에… 보름새 10곳서 1100만원 슬쩍

지난달 중순 경기 성남시 한 고시원에서 TV를 보던 강모 씨(46)는 ‘탁’ 하고 무릎을 쳤다.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이 아직도 많지 않으니 설치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뉴스가 흘러나오는 대목에서다. 어린이집은 그에게 익숙한 곳이었다. 강 씨는 어린이집에서 현금과 신용카드를 훔쳤다가 붙잡혀 징역 2년을 살고 2000년에 출소한 전력이 있다. 일용직으로 고시원을 떠돌며 산 지도 5년. ‘한탕의 유혹’은 다시 그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출입문을 잠그지 않는 어린이집이 많고, 교사들은 핸드백이나 가방을 사무실에 둔 채 아이들을 가르치러 교실로 자리를 옮긴다는 점도 머리에 떠올랐다. 아직도 CCTV가 있는 어린이집이 드물다는 사실을 간파한 강 씨는 고시원을 나와 CCTV가 없는 어린이집을 찾아다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CCTV가 없는 서울과 경기 일대 어린이집 10곳에서 총 11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신용카드를 훔쳐 사용한 혐의로 강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강 씨는 1월 16일부터 보름여 동안 범행을 저질러 오다 검거됐다. 강 씨는 훔친 신용카드로 금은방에서 금붙이를 살 때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는 100만 원 이하의 18K, 14K 금만 산 뒤 다른 곳에 되파는 용의주도함을 보였지만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어린이집#절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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