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대표의 막말-성희롱 논란… 박현정-정명훈 싸움으로 번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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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직원탄원서, 鄭감독이 朴시장에 줘… 지금 그만두면 모든걸 인정하는 꼴”
市 “朴대표, 10월 사의 표명했다 번복”

폭언과 성희롱, 인사전횡 등을 이유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온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52)가 4일 정명훈 예술감독의 개입을 주장하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서울시의회 예산결산위에 참석한 박 대표는 취재진에게 “(직원들의 폭로는) 대표에 대한 직원의 불만 차원이 아니다”라며 “직원들이 배포한 자료는 이미 10월 중순 정 감독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달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향 직원 17명은 2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박 대표와 정 감독의 불화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4일 “9월 25일 정 감독이 박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박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도 4일 본보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9월 말 정 감독의 행동에 대해 여러 가지 회의가 밀려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서울시향 관련 서울시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정 감독이 10월 14일 박 시장을 만나 박 대표에 대한 탄원서를 전달했으며 박 시장은 이에 대한 조사와 법률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10월 28일 정효성 행정1부시장이 박 대표를 만나 탄원 내용에 대해 설명했고, 박 대표는 다음 날 박 시장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달 1일 박 대표가 박 시장과의 조찬 자리에서 사퇴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은 시향 대표 임명권은 있지만 해임 권한은 없다.

서울시는 “현재 (정례적인)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대한 협조해 나갈 것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금 이 상황에서 그만둘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1일 박 시장에게 ‘회기만 마치겠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전했고, 박 시장이 ‘왜 억지 부리시느냐’고 답했다”며 “박 시장과 조찬 모임 다음 날 직원들이 언론에 호소문을 배포했다. 이렇게 당하고 지금 그만두면 모두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주장했다.

본보는 정 감독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서울시향 측에 문의했지만, 시향 관계자가 “정 감독은 해외에 체류 중이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박 대표는 5일 오전 10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서울시립교향악단#박현정#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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