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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80대 멘티들 “전래동화 읽고 공예품 만들며 인생 나눠요”“저는 원래 뭐든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인생나눔교실’에 참여하면서 부담 없이 지도해주시는 멘토 선생님 덕분에 수업 때마다 자신감을 얻었어요.” 지난달 30일 인생나눔교실 마지막 수업이 열린 서울 마포구 마포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원성주 씨(66)의 말이다. 원 씨는 올 3월부터 8개월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프로그램 중 ‘옛 이야기 속에서 지혜와 행복 찾기’ 수업에 참여했다. 이 수업은 김태희 강사(54)를 멘토로 10여 명의 노년층 여성이 다양한 전래동화 등을 읽은 뒤 작품 속 이야기와 관련된 공예품 등을 만드는 수업이다. 수업에선 가족과 잘 소통하는 법 등 삶의 지혜를 담은 책들을 읽은 뒤 클레이(점토), 펠트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부채, 자개 손거울, 양말목 가방, 이름표 등을 완성했다. 주로 70, 80대인 멘티들은 한참 어린 멘토 강사에게 “우리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아이처럼 따랐다. 멘티 안용순 씨(82)는 “손이 느린 노인들의 속도에 맞춰 잘 이끌어주는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웠다”며 “8개월간 수업을 들으며 동료 멘티들과도 다양한 주제로 서로의 인생 이야기 등을 나누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고 했다. 또 다른 멘티 박영자 씨(83) 역시 “다같이 모여 책을 읽고 만들기도 하니 굳어 있던 두뇌 회전이 잘되는 느낌이다. 과거에 알던 전래동화 역시 새롭게 와 닿아 좋았다”며 “노인이 되면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공동생활을 통해 서로 인생의 지혜를 나눴다”며 활짝 웃었다. 이현숙 씨(81)는 “옛 이야기를 읽는 과정에서 현실의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내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수업’을 매개로 만난 멘토와 멘티지만 이들은 친구같은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복주머니를 만들어 멘티들에게 선물한 김 강사는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덕담을 건넸다. 남편이 병환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멘티에겐 “아버님은 꼭 나으실 거다. 어머니도 힘내셔야 한다”고 응원하거나, 독한 감기로 지난번 수업에 빠졌던 멘티에겐 “건강 잘 챙기셔야 한다. 식사도 잘하셔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문예위에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사업은 인문적 소양을 갖춘 멘토가 멘티 그룹을 찾아가 다양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강원권, 호남권 등 전국 5개 권역에 주관기관을 선정해 권역별로 9년째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관별로 15∼20회 인문 멘토링을 진행한다. 문예위 관계자는 4일 “올해는 179명의 멘토가 선정돼 209개 기관에서 6000회 이상 인생나눔교실이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청년·취약 계층의 인문 향유 기회 확대를 목표로 세대간 갈등 해소와 개인 삶의 긍정적 변화 등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2023-12-05 03:00 
[광화문에서/김정은]K팝 후배 가수에게 전한 원로가수 이미자의 조언올 1∼10월 K팝 음반 수출액이 3000억 원을 넘기며 연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기간 음반 수출액은 2억4381만4000달러(약 3183억 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수년 전부터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상위권을 휩쓴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K팝 스타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해 왔다. 올해 역시 BTS의 지민과 정국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 뉴진스 등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을 밟는 등 K팝 스타들이 세계에서 저변을 넓혔다. K팝 가수들의 활약상을 볼 때 음반 수출액 최고액 기록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올해로 데뷔 64주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 씨(82)를 이달 초 인터뷰했다. 대중문화인 최초로 지난달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그는 한국 가요계에 많은 역사를 써내려간 인물이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뒤 64년간 560여 장의 음반, 2500여 곡의 노래를 발표한 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음반과 곡을 발매한 가수로 1990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2002년엔 남한 가수 최초로 북한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데뷔 30주년이었던 1989년에는 대중가수에겐 공연을 허락하지 않았던 세종문화회관에서 최초로 콘서트도 열었다. 오늘날 K팝 스타들을 낳은 가요계의 토양을 다진 대표적 인물인 셈이다. 그는 60년 넘게 가수로서 롱런 할 수 있었던 비결, 전통가요에 대한 신념 등을 인터뷰 내내 특유의 맑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다 세계에서 활약하는 K팝 후배 가수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그의 목소리 톤이 단호하게 바뀌었다. 그는 작정한 듯 “요즘 가수들은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가끔은 자막을 보지 않으면 우리말인데도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며 “슬픈 가사인데 웃으며 노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K팝을 향한 쓴소리보다 칭찬이 넘쳐나는 현실 앞에 원로 선배의 입에서 나온 지적은 신선했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요즘 노래처럼 말하듯이, 발음을 뭉개고, 포인트 단어만 힘줘서 노래를 부르라.” 최근 JYP 엔터테인먼트 수장인 가수 박진영이 KBS 예능 프로그램 ‘골든걸스’에서 걸그룹 프로젝트 데뷔를 준비 중인 가수 인순이, 신효범, 박미경, 이은미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인순이는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저희 때는 입을 크게 벌리고 목젖이 보일 정도로 불러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발음을 뭉개라’ ‘입을 작게 벌려라’라고 하더라”며 격세지감을 토로했다. 어쩌다 한국인조차 못 알아들을 정도의 부정확한 가사 전달력이 K팝의 특징이자 멋이 돼 버렸을까. 세계를 겨냥한 K팝 중에서는 가사가 영어로만 돼 있거나 국적 불명의 모호한 단어를 남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글로벌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흐르는 멜로디에 얹혀진 가사로 대중의 삶을 위로하던 옛 대중가요가 가진 원초적 힘이 새삼 그립다. 화려한 성과 앞에 가려진 근본을 강조한 원로가수 이미자의 지적에 공감이 간 이유다.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2023-11-27 23:42 
“채식 위주 규칙적 생활로 라이브 가능… 후배들 가사전달력 높여야”[파워인터뷰]《“헤∼일 수 없이/수많은 밤을/내 가슴 도려내는/아픔에 겨워…”(‘동백아가씨’ 중)‘열아홉 순정’ ‘동백아가씨’ ‘섬마을선생님’ ‘기러기 아빠’…. 애절함을 꾹꾹 눌러 담은 목소리로 대중의 삶과 시대의 애환을 달래준 가수 이미자 씨(82). 올해 데뷔 64주년을 맞은 그가 대중음악인 최초로 지난달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금관문화훈장은 정부의 문화훈장 중 가장 등급이 높다. 자그마한 체구를 지닌 그는 ‘작은 거인’이다. 대중가수에겐 허가되지 않던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1989년 당시 고건 서울시장과 직접 면담해 성사시켰고, 2002년 남한 가수 최초로 북한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1965년부터 5년간 베트남전쟁 파병 국군을 위한 위문공연에 참여했다. 여든을 넘어서도 풍부한 성량과 변함없는 목소리로 관객과 호흡하는 그를 9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에서 만났다. 특유의 맑고 가느다란 목소리에 온화한 미소를 짓는 그는 소녀 같았다. 》―대중가수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소감이 어떤가요. “2009년 가수로선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데 이어 금관문화훈장까지 받았습니다. 더없는 영광이고 행운이죠. 60년 넘게 저를 좋아해주신 팬들이 안 계셨다면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애쓴다고 다 사랑받을 순 없잖아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가수로 오랜 길을 걸어왔습니다. “제가 데뷔해 ‘동백아가씨’로 사랑받았을 시절만 해도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베트남전쟁으로 파병을 가거나, 돈을 벌기 위해 독일 중동 등 외국도 마다하지 않고 나가셨죠. 그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다고 믿어요. 힘겨운 삶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제 노래로 달랬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죠. 그런 부모님을 보고 자란 젊은 세대도 자연스럽게 저를 알아봐 주셔서 고마워요.” ―지금도 라이브 공연을 하십니다.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특별한 관리는 안 해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11시쯤 자요. 음식은 나물 등 채소 위주로 먹어요. 튀긴 거나 단 건 안 좋아해요. 커피는 하루 딱 한 잔만 마시고요. 군것질은 안 합니다. 따로 운동하지 않는데 60년 넘게 몸무게 48∼50kg을 유지하며 목 컨디션도 지킬 수 있는 건 이렇게 지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이 셋(딸 둘, 아들 하나)을 키운 것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만들었고요.” ―바쁜 가수 생활을 하면서도 종갓집 맏며느리로서 집안 대소사를 직접 챙기셨습니다. “경남 창녕 광산 김씨 종가의 맏며느리예요. 우리 시대엔 내가 바쁘더라도 맏며느리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도리를 해야 한다 여겼고, 가슴에 늘 참을 인(忍)자를 새기며 살았어요. 음식은 다 제 손으로 했고요. 저도 힘들었지만, 남편 역시 ‘이미자의 남편’으로 불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야 했어요. 그게 지금도 미안해요.”(그의 남편은 KBS 제작지원국장을 지낸 김창수 씨다.) ―1965년 베트남전쟁 파병 국군을 위한 위문공연을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당시 사고로 이마와 왼쪽 볼에 흉터가 생겼지만 성형수술을 안 하셨습니다. “제가 주변머리가 없어 수술은 생각도 안 했어요. 사진 찍을 때 흉터가 있는 왼쪽은 잘 안 보이게 하려 해요. 성형을 하면 자연스럽지 않아요. 피부 시술도 마찬가지고요. 있는 그대로, 나이 드는 모습 그대로를 지키자는 게 제 주관이에요.” ―베트남전쟁 당시 위문공연 무대에 다섯 번이나 섰습니다. 2002년엔 남한 가수 사상 첫 평양 단독 공연을 하는 등 기록이 참 많습니다. “남북한 가수 통틀어 북한과 남한 방송에서 동시에 단독으로 콘서트를 중계한 건 처음이었어요. 기념비적이었죠. 공연 전날 긴장해서 잠을 거의 못 잔 기억이 나요. 베트남전쟁 파병 위문공연 출연자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결정하셨어요. 청와대 비서관이 공연단 단장이었고, 김포에서 출발해 홍콩을 들러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에 들어갔죠. 이후 5년간 매년 월남 위문공연 무대에 올랐어요.” ―대중가수에게 벽이 높았던 세종문화회관 공연 성사를 위해 서울시장을 찾아가 담판 지을 생각은 어떻게 하셨나요. “1989년은 데뷔 30주년인 해였어요. 제 대표곡 중 하나인 ‘동백아가씨’가 2년 전인 1987년에 해금됐고요. 22년 만이었죠. 30주년 무대에서 맘껏 부를 수 있었기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시 세종문화회관에 대관 신청을 했는데 ‘이미자 공연을 하면 명예의 전당이 고무신짝들의 판으로 전락한다’며 거절했다더라고요. 그게 너무 가슴에 맺혔어요.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지인의 주선으로 고건 시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어요. 결국 그해 10월 16∼18일 공연 허락을 받아냈죠.” ―당시 여야 4당 총재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제가 당시 여야 4당 총재들을 당사로 찾아가 초대했어요. 민정당에선 박준규 대표가 오셨고,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총재 내외분도 모두 오셨죠. 당시 김대중 총재께선 공연 날짜인 1989년 10월 16일을 적어 휘호를 써주셨어요. 공연 끝난 뒤 액자에 넣어 집으로 보내주시기까지 했죠.” ―또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요. “2013년 근로자 파독 50주년을 맞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연을 했어요. 당시 파독 광부였던 분들이 제게 ‘갱도 안에 작은 카세트 하나 들고 내려가 벽에 붙여놓고 ‘동백아가씨’를 들으며 곡괭이질을 했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하셨어요. 너무 뭉클했죠. 폐광이 된 갱도에 직접 들어가서 현장도 봤습니다. 제 노래가 그분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말에 제가 더 감사했어요.” ―콘서트에서 앙코르 곡까지 27곡가량을 모두 라이브로 부르십니다. 힘들진 않나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진 힘들어 죽겠는데도, 희한하게 무대에 ‘신’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제 관객들은 대부분 70, 80대이고 젊은 분들이 50, 60대세요. 그분들이 제 무대를 보겠다고 먼 길을 고생해서 오시는데 이분들 반응이 거의 아이돌 팬덤 수준이에요. 열기가 어마어마해요. 그분들의 기를 받아서 그런지 힘이 나요. 무대에 설 때마다 신이 제게 ‘너는 태어나서 평생 가수로 살 팔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내년이 데뷔 65주년입니다. 기념 공연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은 없어요. 저는 악단 밴드 라이브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사람이에요. 완전 아날로그죠. 그래야 순수한 음악이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악단 연주가 가능한 공연장이어야 해요. 65주년 공연보다 더 하고 싶은 공연이 있긴 해요. 1960년대 브라질, 아르헨티나로 우리 국민 10만여 명이 봉제일을 하러 갔어요. 현지에 남은 분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여는 게 저의 남은 숙제예요.” ―후배 가수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각 시대를 대변하는 것 중 하나가 대중가요라고 생각해요. 시대별 노랫말이나 멜로디가 있죠. 요즘 가수들은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가끔은 자막을 보지 않으면 우리말인데도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슬픈 가사인데 웃으며 노래하는 경우도 있고…. 정석으로 노래 부르는 가수들이 전통가요의 맥을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은퇴 시기를 생각한 적이 있는지요. “은퇴 생각은 없어요. 관객이 나를 찾지 않으면 그게 은퇴죠. 저는 단정해 결정 내리는 것을 안 좋아해요. 그래서 은퇴 시기를 못 박지 않죠. 관객이 저를 찾는 한 무대에 서고 싶어요.”이미자 약력△1941년 서울 출생△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1965년 베트남전 파병 국군 위한 첫 위문공연 △1967년 무궁화훈장 수훈△1973년 베트남 최고 문화훈장 수훈 △1989년 대중 가수 최초 세종문화회관 단독 공연△2002년 남한 가수 최초 평양 단독 공연△2009년 대중 가수 최초 은관문화훈장 수훈△2023년 대중 가수 최초 금관문화훈장 수훈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2023-11-12 23:59 
점자 좌석번호에 휠체어 전용석… 공연마다 자막-음성해설 지원까지“장애 예술인들의 꿈과 염원이었던 전용 공연장이 만들어졌다. 장애인들은 극장을 찾기 전 극장 편의시설 여부부터 검색한다. 늦게나마 불편함이 없어진 문화 예술 공간이 생겨났다는 점에서 기쁘다.”(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이 24일 개관한다.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빌딩 아트홀 1∼3층을 장애예술인 전용 공연장으로 전면 개·보수한 모두예술극장은 가변형 공연장이다. 250석 규모의 극장은 객석 구조 및 무대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좌석별로 점자 좌석번호가 마련돼 있다. 무대와 일반 객석 사이에는 휠체어 전용석도 있다. 공연별 자막, 음성 해설 지원도 가능하다. 공연장과 연습실 등 주요 시설의 각 층 바닥은 높낮이 차이를 없앴다. 가파르지 않은 경사로를 설치해 장애인들이 수월하게 이동하도록 했다. 공연장 내 설치된 핸드레일 길이는 300m에 달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애인의 창작 활동과 편안한 관람을 위해 80억 원을 들여 모두예술극장을 지었다. 오세형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공연장추진단 TF 단장은 “무장애 시설을 목표로 한 극장 내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고, 접근성 매니저 직원이 상주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 사전 예약을 하면 인근 충정로역 등 도착 지점으로 나가 안내한다”고 말했다. 분장실과 연습실, 라운지에는 장애인 화장실, 샤워 시설, 탈의실이 마련돼 있다. 1층 분장실에서 2층 무대로 연결되는 별도 엘리베이터가 있어 장애인 배우들이 이동하는 데 제약이 없다. 개관을 닷새 앞둔 19일, 모두예술극장에선 2022년 국제 입센상을 수상한 호주 지적장애인 예술극단 백투더시어터의 연극 ‘사냥꾼의 먹이가 된 그림자’의 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사냥꾼…’에는 세라 메인워링, 스콧 프라이스, 사이먼 래허티까지 배우 3명이 출연해 장애인 인권 및 젠더 문제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인간을 압도할 AI 앞에서 모든 인간은 지적장애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다룬다. 무대 전면과 양옆에 설치된 3개의 스크린에서 영어와 한글 자막이 흘러나와 청각장애인도 관람할 수 있다. 개관 전 시범운영 차원에서 19일부터 선보인 이 공연은 22일까지 무료로 공연됐다. 모두예술극장의 개관 프로그램은 내년 3월까지 짜여 있다. 무용, 연극, 다원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작품 총 9개를 선보인다. 다음 달 15일부터 19일까지 극단 ‘북새통’의 연극 ‘똑,똑,똑’이 공연된다. 발달 장애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제작한 감각 친화 공연이다. 다음 달 24∼26일에는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창작한 다원예술작품인 ‘제자리’가 무대에 오른다. 시각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세계를 주제로 한 다원 예술 ‘어둠 속에, 풍경’도 12월 15, 16일 공연된다. 12월 22∼25일에는 뮤지컬 ‘푸른 나무의 숲’, 내년 3월 1∼3일에는 프랑스 장애 예술인 극단 ‘카탈리즈’의 연극 ‘걸리버, 마지막 여행’이 관객과 만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2023-10-24 03:00 
“공공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올해 8월 ‘2023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경사도 50도 이상의 급경사 지대에 설치돼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와 주민의 보행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깔끔하고 독특한 외관 디자인 역시 도시 경관을 잘 살려 호평을 받고 있다. 공공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살린 공공디자인의 저변 확대를 위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이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을 비롯해 전국 165곳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다.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공공디자인의 확산과 발전을 위해 서울을 벗어나 부산에서 축제를 개최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과제를 해결해 온 공공디자인의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할 예정”이라며 “일상에서 공공디자인을 경험하고,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2회를 맞은 페스티벌의 개막식과 주제 전시는 부산 수영구 ‘F1963’에서 진행된다. F1963은 1963년부터 2008년까지 고려제강 와이어 생산 공장으로 사용되다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주제 전시 ‘모두를 위한 디자인: 우리가 꿈꾸는 보통의 일상’은 집과 동네, 학교, 일터, 쇼핑몰, 대중교통 등 일상 공간을 6개 섹션으로 나눠 각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선보인다. 지하철 환승 안내 유도선, 시각장애인용 점자가 표기된 컵라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와 맞닿은 보도에 설치하는 삼각뿔 형태의 교통시설물 ‘옐로 카펫’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부산시민공원, 국립해양박물관 등 부산 공공디자인 특구 40곳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연 등 부대 행사를 연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165곳의 공공디자인 거점 지역에선 전시와 토론회, 학술대회, 체험행사가 열린다. 점자 패널과 한글 양각 패널, 촉각 테이블에서 손끝으로 25점의 전시물 모형을 느낄 수 있는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문턱, 단차를 최소화해 바닥을 설계한 국립해양박물관이 이번 페스티벌의 대표적인 공공디자인 거점지다.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 RTO에선 21일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학술대회가, 28일 한국건축가협회 학술대회가 각각 열린다. 공공디자인 공모전 시상식은 27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진행될 예정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2023-10-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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