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춘천판 청계천’ 약사천 통수 1개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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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휴식공간? 돈먹는 애물단지?

17일 오후 강원 춘천 약사천을 찾은 주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약사천이 지역 주민들의 휴식과 여가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7일 오후 강원 춘천 약사천을 찾은 주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약사천이 지역 주민들의 휴식과 여가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7일 오후 7시경, 강원 춘천시 약사천에 주민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천을 따라 잘 정비된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탔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는 아이와 발을 물에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약사천 하류에는 벌써 공지천에서 올라온 물고기들이 떼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약사천에 물이 흐른 지 약 1개월. 약사천은 콘크리트로 덮인 지 30년 만에, 복원사업을 추진한 지 5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1개월 동안의 약사천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시민 휴식과 생태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견학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생활 오수 유입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약사천이 ‘춘천판 청계천’으로 사랑받을 것인가, 혈세 먹는 애물단지가 될 것인가.

○ 다음 달 하순 850m 공사 마무리

춘천시는 약사천 주변 공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하순 준공식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달 20일경 통수가 시작돼 약사천에는 매일 맑은 물이 흐른다. 약사천은 봉의초교 옆에서 춘천경찰서 뒤편 공지천 합류지점까지 850m다. 하천 너비 25∼50m, 물길 폭 6∼12m, 평균 수심은 10cm 이상이다.

곳곳에 돌다리와 나무다리가 있고 수심 30∼40cm의 소(沼) 6곳이 있다. 시작 지점인 봉의초교 옆에는 인공폭포가 만들어졌고 천변에는 가로수와 꽃이 어우러져 도심 속 공원을 연출한다. 특히 천변을 따라 한쪽에는 운치 있는 흙과 돌길이, 다른 한쪽에는 포장도로가 조성돼 산책과 자전거를 타기에도 제격이다.

약사천에 흐르는 맑은 물은 소양강에서 끌어온다. 소양정수장을 거쳐 관로를 타고 약사천의 저류지 역할을 하는 외환은행 춘천지점 뒤편 바우공원까지 온다. 1일 최대 사용량은 3만8000t이지만 강우기나 겨울철 등을 감안하면 1일 평균 공급량은 2만600t으로 추정된다.

주민 이정숙 씨(66·여)는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지루하지도 않고, 더위도 식힐 수 있어 자주 찾는 편”이라며 “약사천은 춘천의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무 춘천시 도시정비1담당은 “휴일이면 물놀이도 하면서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이 많이 찾아오고, 하류에선 물고기가 서식하는 등 생태가 일부 복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비만 오면 생활오수 유입?

정식 통수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달 중순 약사천에 생활오수가 흘러들었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약사천 상류 일부 지역의 오수 우수 처리시설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가 내려 생활하수 일부가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내년까지 계획했던 교동 지역의 오수 우수 처리시설을 연말까지로 앞당기기로 했지만 조운동 지역은 재개발 예정지여서 중복 투자를 우려해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비가 내릴 경우 생활오수 유입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춘천시는 약사천 상류지역에서 걸러지지 못한 5%의 생활하수만이 약사천으로 유입되고 이 역시 빗물과 섞이면 오염 농도가 크게 낮아져 하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이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에도 적용되는지는 올 장마가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사천 복원은 정부의 ‘청계천+20 프로젝트’에 선정된 뒤 사업비 496억 원의 90% 이상을 국비와 기금으로 충당했다. 지자체로서는 실속을 제대로 챙긴 셈이다. 그러나 물을 소양강에서 끌어오는 데 드는 연간 1억5000만∼2억 원의 전기료 문제는 낭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밖에 난간 등 안전시설과 주차장, 화장실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약사천이지만 ‘생태하천’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일단 조성된 이상 오수 유입 재발 등 각종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약사천#복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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