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오갈 곳 없어진 ‘은평의 마을’

  • 동아일보

50년된 국내최대 복지시설
수녀 30명 정년퇴직 앞두고
해외후원기관 지원도 끊겨
서울시, 새 운영자 공모나서

서울 은평구 구산동 ‘은평의 마을’은 집을 떠나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시설이다. 국내 최대 규모로 1961년부터 운영된 이곳이 새로운 운영자를 찾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이 시설을 운영해온 마리아수녀회 대신 새로 운영할 사회복지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을 공모한다고 8일 밝혔다. 이곳은 대지 4만여 m²(약 1만2121평)로 1269명이 생활하고 있다. 1981년부터 시를 대신해 이곳을 운영하던 마리아수녀회는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돌보던 수녀 중 30여 명이 정년을 맞아 현직에서 퇴직할 예정이지만 이들을 이어 봉사할 수녀가 부족해 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립 첫해인 1961년에는 ‘시립갱생원’이라는 낯선 이름으로 시작해 1996년에야 ‘은평의 마을’로 바꾸었다.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건강을 돌봐주고 사회로 돌아가 구성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주는 개념이 확립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녀회 내부의 인력 부족과 함께 해외 후원 기관에서도 한국의 경제 수준에 비추어 더는 지원이 어렵다고 밝혀 수녀회 대신 새로운 운영 기관이 필요하게 됐다. 시는 16일 희망 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뒤 7월 2일부터 9일까지 접수해 운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02-6360-4798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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