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서울대 11명 보낸 A高, 올핸 단1명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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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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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2010학년도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살펴보니
고교선택제 14년 수원은 서초구보다 합격자 많아
“우수학생 유치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 등 노력 결실”

《경기 A고교는 2006학년도 입시 때 서울대에 11명을 합격시켰다. 2010학년도에는 단 한 명뿐이다. 2006학년도에는 서울대 합격자 배출 상위 46위였지만 2010학년도에는 공동 631위다. 말이 공동 631위지 모두 383개교나 된다. 이 학교 교감은 “요즘에는 중학교에서 보통 20∼30명이 특수목적고에 진학한다. 일반계고에 1등으로 들어오는 학생은 중학교 때 전교 30등 수준인 셈”이라며 “시작부터 차이가 난다. 서울대에 가려면 전 과목 내신 관리가 돼야 하는데 아이들 능력이 못 미친다”고 말했다.》

대다수 일반계고가 A고교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10월 ‘외고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 일반계고 교장 대표로 참석한 명지고 박성수 교장은 “우리도 외국어고처럼 선발권을 가지고 우수 학생을 뽑으면 비슷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고 늘자 일반계고 서울대 합격생 줄어

2006학년도에 경기도 일반계고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은 445명이었다. 2010학년도에는 408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소재 고교 전체를 보면 서울대로 진학한 학생이 507명에서 581명으로 늘었다. 그 사이 경기 지역에 3개교뿐이던 외고는 9개교로 3배 늘었다. 경기 지역 외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도 29명에서 104명으로 3.8배 늘었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2006∼2009년에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용인외고)를 비롯해 본격적으로 경기 지역 외고에서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예전에는 서울에서만 외고가 인기를 끌었는데 이때부터 경기 지역 외고도 선호도가 크게 올라 경쟁률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무렵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외고 설립을 억제하면서 경기 지역에 유행처럼 외고가 들어섰다. 또 수도권 이외 지역에도 공립 외고를 신설하는 바람이 불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농산어촌 출신 우수 학생들이 아직은 외고보다 전주 지역 학교를 선호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외고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 일반계고 생존전략은 ‘경쟁’

경기 수원시 소재 고교에서는 최근 5년간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477명)이 서울 서초구(458명)보다 많다. 인문계고 26곳 중 18곳(69.2%)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고 창현고(8명), 수원고(7명), 권선고 유신고 효원고(각 5명) 등 5개교는 5명을 넘게 배출했다.

김진원 창현고 교무부장은 “수원 지역에서는 서울에서 지난해 도입한 고교 선택제를 14년 전부터 이미 실시하고 있다”며 “우수 학생 유치를 놓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고, 학교에서 상위권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 고려고는 2006학년도 6명에서 2010학년도 12명으로 서울대 합격생을 두 배 늘렸다. 광주 남구 대광여고도 2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광주 지역은 사립학교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 ‘명문 사립’ 경쟁이 치열하다”며 “광주시교육청 차원에서도 1991년 시작한 ‘교단 선진화 사업’을 주축으로 실적이 우수한 교사를 우대하면서 교사간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 양구군, 충남 청양군, 전북 무주 임실 진안군, 경남 의령군 등 6개군 소재 학교에서는 최근 5년간 서울대 합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유나 인턴기자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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