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번역 정지민 씨, 진술 신빙성 없다고 한 재판부 반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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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JD를 CJD로 오역?
“a variant of CJD는 ‘CJD의 한 종류’ 뜻
인간광우병 vCJD와 달라깵 美당국 확인”

MBC PD수첩 ‘광우병’편의 공동 번역자이자 감수자였던 정지민 씨는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가 자신의 증언에 대해 “방송의도, 제작과정, 취재내용 등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신빙성이 없다”고 한 데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정 씨는 20일 판결 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이와 관련해 여러 개의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 ‘a variant of CJD’는 ‘vCJD(인간광우병)’가 아니다

재판부는 “아레사 빈슨 어머니의 인터뷰 테이프에는 ‘a variant of CJD’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미국 내에서 인간광우병을 뜻하는 ‘vCJD’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 씨는 이를 단순히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라고 번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씨는 “a variant of CJD는 ‘a type(유형), a form(형태) of CJD’라는 의미이지 결코 vCJD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씨는 ‘a variant of CJD’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에게 e메일을 보냈는데 미국질병본부(CDC)의 프리온 담당자로부터 의미 있는 답변을 받았다며 공개했다.

이 답신에는 ‘a variant of CJD is the same thing as a type of(한 유형의) CJD’라고 적시돼 있으며 그 밑에 CJD의 유형으로 sCJD, iCJD, fCJD, vCJD(variant CJD) 등이 적시돼 있다. vCJD는 variant CJD의 약자이지, 빈슨 어머니가 말한 a variant of CJD의 약자가 아니라는 것.

정 씨는 또 빈슨 어머니가 ‘CJD’와 ‘vCJD’라는 두 단어를 구별하지 않고 썼기 때문에 ‘CJD’라고 말한 부분을 ‘vCJD’라고 고쳤다는 PD수첩 측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으나 빈슨 어머니는 CJD가 vCJD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전체 CJD 환자 중 약 85%는 sCJD(산발성 CJD)라는 점까지 알고 있었다”며 빈슨 어머니의 방에 붙어 있던 CJD 관련 자료를 그림 파일로 공개했다.

○ 빈슨이 위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씨의 주장대로) 빈슨이 위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을 수 있거나 비타민 처방을 받았다는 내용은 본래 테이프에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씨는 “(빈슨 어머니가) 위절제 수술 내용을 언급하고 이로 인한 후유증들을 나열한 것은 심심해서 한 거냐”며 “그럼 뭐 테이프에 ‘우리 딸은 위절제 수술 때문에 죽었을 가능성이 있었어요’라고 말을 해야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정 씨는 또 “영양소 결핍이 원인인 병을 의심했던 내가 진술에서 포타슘이다, 비타민이다의 문제를 잘못 기억했다고 해서, 판사는 이를 진술을 번복했다고까지 했다”며 비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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