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서쪽 해양 등 죽음의 바다로”

  • 입력 2008년 8월 18일 02시 55분


사이언스지 “질소비료-화석연료 탓 산소고갈… 세계 405곳 오염”

고기와 조개로 넘치던 세계의 해안들이 수중 산소가 고갈돼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Dead Zone)’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월간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죽음의 바다’가 한반도 남서쪽 해양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405곳에 이른다고 15일 보도했다. 면적은 24만5000km²(한반도 면적보다 조금 큼).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해양생물학자 룻게르 로센베리와 공동으로 연구에 나선 미국 버지니아 해양과학협회의 로버트 디아즈는 “해양 생태계 파괴의 주범은 질소비료와 화석연료”라고 설명했다.

질소비료와 화석연료가 강물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간 뒤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하면 녹조류가 대규모로 번식했다가 죽어 부패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고갈되는 것. 이로 인해 1960년대만 해도 49곳에 불과하던 죽음의 바다는 10년마다 2배씩 늘어난 셈이다.

연구진은 “세계의 바다 규모에 비할 때 죽음의 바다 면적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해역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파괴적”이라고 우려했다.

산소가 고갈된 죽음의 바다에선 물고기는 물론이고 먹이사슬의 바닥을 형성하는 해저생물이 떼죽음을 당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만 어로자원이 고갈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

동북아에선 한반도의 서해와 남해 연안을 비롯해 일본 남해안, 동중국해 등이 포함됐다. 가장 심각한 곳은 발트해였다.

미국에선 미시시피 강 하구와 만나는 멕시코만 지역의 산소 고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죽음의 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질소비료와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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