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하나銀 노사 손잡았다

  • 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작년 농성-고발 줄잇고…올핸 거액 법인세까지

노 “임금인상 자제” 사 “재도약 노력” 공동선언

하나은행 노조가 단체행동과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등 사측의 경영 정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노사는 16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김정태 행장과 김창근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화합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경영진은 임직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조는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단체행동을 자제하고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등 경영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사화합 공동선언문’을 함께 낭독한 뒤 김 행장과 김 위원장은 손을 높이 들어 ‘하이파이브’를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경영진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하나은행의 재도약과 비상을 위해 어떤 고통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시장 경색과 서울은행 합병과 관련한 정부의 법인세 1조7000억 원 부과 등 최근 은행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고려할 때 사실상 임금동결 선언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 노사의 이런 움직임은 이전과 비교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다. 1991년 창립한 하나은행은 1999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을 합병하며 급성장했지만 인사, 임금제도 통합 등의 문제로 극심한 노사갈등이 계속됐다. 지난해에도 노조는 부당노동행위, 생리휴가수당 미지급 등으로 전 행장을 4차례나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선언과 관련해 “임금 및 단체교섭의 권한은 금융노조에 있으며 하나은행지부에 위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선언은 원천 무효”라며 “하나은행 노조의 개별행동에 대해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은행이 위기에 처해 직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면 금융노조가 책임질 거냐”며 “올해 (금융노조의) 임금, 단체협상 결과가 나오더라도 지부의 재량권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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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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