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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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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 여러개 출제되고 답안 분량은 짧아진다
○논술은 ‘시험’이다
2008학년도 대입 논술이 이전의 유형과 크게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변별력’ 때문이다.
서울시내 일부 대학의 경우 과거에도 정시모집에서 일부 수험생이 부족한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논술로 만회하고 합격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에서 논술은 수능이나 내신에 비해 입시 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08학년도부터는 수능과 내신이 등급제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떨어져 논술로 대표되는 대학별고사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채점자의 주관이 작용할 소지가 있는 기존의 논술 유형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학 측의 판단이다. 논술 역시 수능이나 내신과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성적을 매겨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달라질까
내용면에서는 고교 교과서에서 제시문을 발췌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대학들이 고교 교육과정을 통해 통합교과형 논술 준비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교과서 내 제시문 출제를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통합교과형으로 실시되는 첫 시험인 만큼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출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에게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대 모의 논술고사도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고교 교과서 내용을 제시문으로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실제 대입 논술고사도 이번 모의고사와 통합 정도 및 난이도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제시문 선택 및 구성방법, 문제 유형 가운데 몇 가지를 반영해 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학년도부터는 문제 유형도 학교에서 배운 교과 지식을 현실이나 실생활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과거에는 고전(古典) 등의 내용을 현대 사회와 연계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인문계의 경우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을 측정하기 위해 짧은 글로 요약하기, 제시문 간의 차이점과 공통점 설명하기 식의 문제가 여러 개 출제되고 대신 답안 분량은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측은 모의 논술고사에서 한 문항에 여러 개의 논제를 출제한 데 대해 “논제는 여러 개지만 문제 하나를 풀이 단계에 따라 나눈 것”이라며 “사교육에서 암기한 ‘모범답안’을 외워서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모의 논술고사의 경우 인문계에서 수학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출제해 통합교과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또 자연계에서도 수학과 과학 지식을 통합하는 문제가 여럿 나왔다.
특히 자연계에서는 일부 수험생에게 시험 중 교과서 5권을 참조하도록 하는 ‘오픈 북’ 방식을 실험했다. 논술은 암기한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라 오픈 북도 가능하지만 전례가 없기 때문에 실제 논술고사에 도입할지는 이번 실험 결과를 분석한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 모의 논술고사는 채점의 공정성 보장과 교과 지식 측정에 역점을 두고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교과 과정을 중심으로 충실히 대비한 학생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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