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이상 개인파산 신청 큰폭늘어

  • 입력 2006년 10월 1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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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빠진 개인을 구제하는 제도의 하나인 '개인파산'을 법원에 신청하는 사람 가운데 60세 이상의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이진성)가 1일 내놓은 '개인파산·개인회생제도 운영실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전체 개인파산 신청자의 6.3%였던 60세 이상 파산 신청비율은 지난해 9.7%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8월까지 전체의 11.5%로 늘었다.

법원 측은 "개인파산의 원인 중 '병원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1.3%, 지난해 3.2%, 올 들어 8월까지 6.8%로 매년 배 이상 늘어나 고령 인구의 파산 신청 비율 증가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질병에 걸려 의료비 부담이 늘면서 노후 생활 자체가 파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

반면 20대(20세~29세)의 개인파산 신청 비율은 2004년 12.8%에서 지난해 8.5%로 줄어들었고, 올 들어 8월까지 4.9%를 기록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전체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에 개인파산 신청은 2만7269건으로 이미 지난해 한 해 동안의 개인파산 신청 건수(1만7772건)보다 53%나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개인파산 접수 건수가 4만4000여 건에 달해 지난해의 2.5배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파산 신청자 중 '배우자 때문에 빚을 졌다'고 밝힌 비율이 64.9%에 달했고 이 가운데 44.8%는 '빚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 때문에 생겼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인회생 사건은 올해 1¤8월 4910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07건보다 2% 줄었다. 법원의 면책결정으로 한꺼번에 채무부담에서 벗어나는 개인파산을 채무자들이 선호한 데 따른 것.

남녀별로는 개인회생사건에서 남성(60.3%)이, 개인파산에서는 여성(54.4%)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법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남성들이 파산 시 신용추락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빚 면책을 받는 파산보다 빚을 5년 간 갚아가는 회생 절차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개인회생 채무자가, 낮을수록 개인파산 채무자가 많았다. 채무액은 개인회생(74.7%) 및 개인파산(76.3%) 모두 '1억 원 미만'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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