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수난사]임기채운 총장 13명 중 5명뿐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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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빈 검찰총장이 14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맞서 취임 6개월여 만에 사표를 제출하면서 검찰총장 ‘수난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사표가 수리될 경우 김 총장은 역대 5번째 단명(短命) 검찰총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로는 총장 13명 중에서 세 번째로 재직 기간이 짧은 총장이 된다.

검찰사(史)에는 최고 사정기관의 수장인 검찰총장이 정치적 풍향에 따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예가 비일비재했다. 검찰총장 임기제는 검찰의 중립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김 총장 이전까지 총장을 지낸 12명 중 임기 2년을 채운 총장은 김기춘(金淇春) 정구영(鄭銶永) 김도언(金道彦) 박순용(朴舜用) 송광수(宋光洙) 씨 등 5명에 불과했다.

박종철(朴鍾喆) 씨는 김영삼(金泳三) 정권 때 구여권이 연루된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놓고 권력층과 마찰을 빚다 취임 6개월 만에 총장직을 내놔야 했다.

김기수(金起秀) 씨도 1997년 8월 초 한보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 씨를 구속한 데 따른 부담으로 임기를 한 달 남기고 물러났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들어 신승남(愼承男) 씨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동생의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취임 8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어 ‘구원투수’로 발탁된 이명재(李明載) 씨는 조직 안팎의 신뢰를 받았으나 그해 10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발생한 살인피의자 고문치사 사건의 여파로 자진 사퇴했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총장이 된 김각영 씨는 정권이 바뀌고도 한동안 총장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검찰 수뇌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표현하자 곧바로 사표를 냈다. 총장 취임 4개월여 만이었다.

1988년 이후 임기 못 채운 검찰총장
총장임기재임 기간
김두희1992년 12월∼1993년 3월3개월
박종철1993년 3월∼1993년 9월6개월
김기수1995년 9월∼1997년 8월1년 11개월
김태정1997년 8월∼1999년 5월1년 9개월
신승남2001년 5월∼2002년 1월8개월
이명재2002년 1월∼2002년 11월10개월
김각영2002년 11월∼2003년 3월4개월
김종빈2005년 4월∼2005년 10월(?)6개월(?)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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