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국 금융산업 발상지’ 사라지나

  • 입력 2005년 6월 2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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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금융산업의 발상지인 서울 중구 명동의 옛 대한증권거래소 건물(사진)이 철거 위기에 처하자 이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22년 세워진 3층짜리 이 건물은 1923년 경성주식현물시장이 들어서면서 국내 최초로 증권 거래가 이뤄진 곳.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로 바뀌었고 1979년 증권거래소가 여의도로 옮겨간 뒤엔 민간 투자금융사 사옥, 식당 당구장 등이 입주한 상가 건물로 활용돼 왔다.

지난해 5월 적자 등의 이유로 소유주가 건물을 경매에 내놓았고 이달 20일 한 기업인에게 420억 원에 낙찰됐다. 전 소유주가 이미 중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놓았으며, 낙찰 받은 기업인은 8월 중 철거공사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가 임박하자 시민단체와 문화재청은 보존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문화유산연대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증권거래소는 이 건물을 매입해 증권박물관 등으로 활용하고 문화재청과 서울시도 보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문화재청도 최근 각종 세제 혜택을 제시하면서 등록문화재 지정을 예고했다.

그러나 증권거래소는 보존 가치는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매입비용이 만만치 않아 소극적인 자세다. 또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다고 해도 소유주에게 보존을 권고하는 차원일 뿐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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