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19 쇼크]삼순이-삼돌이가 국가 장래다

  • 입력 2005년 6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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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울음소리신생아의 힘찬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졌다. 아이를 낳지 않는 한국의 미래는 밝지 않다. 저출산 추세는 ‘인구 지진’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 전 분야를 뒤흔드는 충격파를 몰고 올 전망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희망의 울음소리
신생아의 힘찬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졌다. 아이를 낳지 않는 한국의 미래는 밝지 않다. 저출산 추세는 ‘인구 지진’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 전 분야를 뒤흔드는 충격파를 몰고 올 전망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50년 부동산 붐 옛말…빈집 사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라는 뉴스가 TV에서 흘러나온다. 대학이 지원자가 없어 문을 닫는다는 뉴스는 식상할 정도다. 45년 전엔 부동산 바람이 불었다지만 그때보다 인구가 1200만 명이나 줄어든 지금은 빈집 사태다.

월급 65% 사회보장비 내야

2050년 6월 28일 오후 9시. 방금 퇴근한 65세의 김모 씨는 TV를 끄며 허리를 두드린다. 50년 전만 해도 은퇴해 국민연금을 받을 나이지만 지금은 어림없다. 서른이 훌쩍 넘은 아들은 월급의 65%를 사회보장비로 내느라 결혼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지금 20세인 아이들이 65세가 되었을 때, 영화배우 전지현과 신화의 앤디가 고희를 앞두고 겪게 될 미래다. 그때가 되면 한국의 인구경쟁력 지수는 OECD 회원국 중 올해 1위에서 꼴찌 수준으로 떨어진다.

본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저출산이 국력에 끼칠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LG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인구경쟁력 지수’를 개발했다. 인구 규모, 평균수명, 부양 비율, 생산가능 인구(15∼64세) 비율, 고령 인구(65세 이상) 비율 등 5개 항목에 걸쳐 OECD 30개 회원국의 개별지수를 산출해 종합 점수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올해 한국의 인구경쟁력 지수는 60.7점으로 OECD 30개국 중 1위였다. 저출산 현상이 먼저 시작된 선진국들에 비해 생산연령 인구 비율이 높고 고령 인구 비율, 부양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이 1.19명(2003년 기준)인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에 한국의 인구경쟁력 지수는 56.5점으로 낮아져 4위로 떨어진다.

또 2050년에는 43.1점으로 OECD 30개국 중 꼴찌 수준인 27위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李地平) 연구위원은 “저출산 초기에는 유소년(幼少年) 인구가 줄어 부양 비율이 낮아지므로 경쟁력이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현재의 저출산 상황은 약 20년 뒤부터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출산이 몰고 올 그림자가 먼 미래에 드리워지는 것은 아니다. 현 인구를 유지하려면 지난해에 87만 명의 아기가 태어났어야 했는데 실제로는 49만3000명만 태어났다. 27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 정책토론회에서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기본 틀을 흔드는 재난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구경쟁력지수::

인구의 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해 인구 규모, 평균 수명, 부양 비율, 생산가능 인구 비율, 고령 인구 비율 등 5개 항목을 지표로 개발했다. 자료로 유엔이 발표한 인구 전망치를 사용했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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