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동정보대 박기호교수“안동 임하댐 수질 1급수로”

  • 입력 2005년 3월 16일 18시 42분


경북 경산의 경동정보대 토목공학과 박기호(朴埼鎬·43·산학협력처장) 교수가 끈질긴 연구 끝에 하천 등의 오폐수를 획기적으로 정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이 기술은 정부도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안동의 임하댐 탁수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될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교수는 16일 “동해안에 비교적 흔한 지질성분인 규소를 이온 처리해 만든 ‘제오라이트’를 오염이 심한 물에 섞은 결과 오염물질을 바닥으로 가라 앉혀 수질을 1급수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오라이트는 냉장고 안의 냄새를 없애거나 화장품의 원료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박 교수는 음이온 상태의 제오라이트를 양이온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제오라이트 성질을 바꿔 오폐수 정화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수리(水理)공학 분야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이를 제품으로 개발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일본 후쿠오카 규슈(九州)대학 하천연구소의 특별연구원이기도한 그는 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10여 년간 일본을 오가며 어깨너머로 배우다시피 하면서 실험을 반복했다.

일본의 경우 이온의 성질을 바꾼 제오라이트 기술이 30여 년 전에 개발돼 하천 정화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편 낙동강 유역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임하댐(저수량 5억5000만t)은 2001년까지 2급수를 유지했으나 태풍 ‘루사’와 ‘매미’ 때 상류의 토사가 휩쓸려 내려오는 바람에 현재까지 흙탕물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교수가 최근 임하댐의 200NTU(물의 탁도 단위·상수원 1급수의 경우 2NTU 이하) 탁수 300mL에 이 제오라이트 0.03g을 넣은 결과 15분 만에 토사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1급수 수준의 수질을 회복했다는 것.

임하댐의 탁수는 보통 흙탕물이 아니라 액체와 고체가 섞인 끈끈한 음이온 상태로 입자가 서로 충돌하고 있어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국 텐진(天津)시 수리과학원은 최근 박 교수의 이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5월부터 350km 구간의 하천 오염을 해결하는 데 적용할 예정이다.

영남대와 규슈대학에서 각각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올해 상반기 중에 학교기업 형태로 이 제오라이트를 대량 생산한 뒤 대구의 수성못과 금호강, 낙동강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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