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에 이르는 높은 대학진학률은 우리 교육열의 상징인 동시에 대학을 나와야 행세할 수 있는 간판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 주름살을 안겨주기도 한다. 입시를 과열시키고, 고학력자의 구직난 속에서 다른 쪽에선 인력이 모자라는 수급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가장 힘든 사람은 취업난에 고통 받는 당사자들이다. 대학을 나와 입사원서를 수백 장씩 써도 받아주지 않는 사회가 원망스러울 것이다. 이들을 교육시키는 데 투입된 상당한 비용은 당분간 사장(死藏)되는 것과 다름없다.
반면에 직업 시장의 지형(地形)은 급변하고 있다. 대학졸업장의 ‘유효기간’은 줄어들고 있다. 대학에서 배운 기술은 몇 년만 지나면 효용가치가 뚝 떨어진다.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학력(學力)과 지식의 수명주기가 단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 체제가 불가피하다. 한편으로 대학교육을 받지 않고도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분야는 크게 늘어났다. 인생을 좌우할 직업 선택의 기준도 달라져야 할 때다.
실업계 고교가 미용고 관광고 애니메이션고 로봇고 등으로 특성화되고 있다. 포도대학 고추대학과 같이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기관도 등장했다. 얼마나 내실을 갖추느냐가 열쇠이지만 이런 학교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인력의 효율적 배분은 국가경영의 중요한 축이다. 다양한 재능이 요구되는 시대엔 교육도 다양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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