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교사와 함께 방학을]사대교수가 본 대학생교사제

  • 입력 2004년 8월 4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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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고려대교수·교육학
김성일
고려대교수·교육학
‘신나고 즐거운 고대부중 만들기(신즐고만)’ 프로젝트는 학교가 신나고 즐거운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획기적인 교육 정책에만 의존하려는 집단적 무기력에서 벗어나 교사 대학생 학부모 교수가 대학생교사 제도를 통해 실제 학습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생교사 제도는 방과 후 혹은 방학 중에 대학생들이 보충수업과 특기적성 및 상담교육을 담당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학생교사 제도는 학교에서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소집단 수준별 교육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학생 개인의 수준과 특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또 획일적인 상대평가와 반복되는 과제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교사가 담당하기 힘든 특기 적성 교육은 물론 상담 교육까지 맡음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자율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예비교사인 대학생에게는 기존의 수동적이고 의무적인 교육실습과는 달리, 실제 수업과 상담의 거의 전 부분을 계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교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고대부중에서 대학생교사 제도를 실시한 후 학원에 다니는 학생 수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방과 후 학생들이 교과목 수업과 특기 적성 교육을 받느라 학교가 더욱 활기차게 변했다.

대학생교사 제도가 정착돼 교육적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교과별 소규모 수준별 수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2명 이상이 참여하는 공동교수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학생이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비 교사인 대학생은 교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상황에 대처하는 데 익숙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2명 이상이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각 대학에서는 다양한 학교현장 실습이나 봉사관련 강좌를 개설해 대학생교사 제도에 참여한 대학생이 일정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교원선발 및 임용과정에서 이러한 실습 경험을 필수로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 대학생교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대학생은 담당교수로부터 일정 기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새로운 교수법과 청소년 발달과정을 이해하고 기타 유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실습에 참여하는 기간의 교과과정에 대해 학습지도안을 구성해 모의수업을 진행하고, 동료 대학생과 교사, 교수의 피드백을 받는 등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대학생교사 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대학과 중고교의 적극적인 상호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의 수준별 반 편성에서부터 지도방법에 대한 조언까지 현직 교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를 위해서는 교수, 대학생, 교사간의 협동적인 멘토링 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

대학생교사 제도가 활성화된다면 각 학교가 인근 지역의 여러 사회문화 및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지역 공동체 중심의 학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 교육학과 김성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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