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륜의원 24일 소환]“단돈 1원도 안받았다더니…”

  • 입력 2004년 2월 22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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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24일 열린우리당 신계륜(申溪輪) 의원을 소환키로 한 것은 대출중개업체 굿머니의 정관계 로비 주장을 일부 입증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주부터 다음주 말까지 불법 대선자금 모금 등에 관여한 정치인들이 줄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신계륜 의원 굿머니 돈 수수 파문=검찰은 신 의원이 굿머니에서 받은 3억원은 2002년 대선자금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신 의원의 개인적 정치자금 수수 행위로 일단 보고 있다.

굿머니 김영훈 전 대표가 신 의원에게 돈을 건넨 시점은 대선 전인 2002년 12월 초이지만 그 이후 김 전 대표가 신 의원에게 ‘금감원 조사 무마’ 청탁을 한 정황 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것은 김 전 대표가 신 의원에게 이런 청탁을 하자 신 의원이 3억원 중 2억원을 돌려주면서 5000만원을 추가로 영수증 처리해 준 점. 어쨌든 신 의원이 3억원을 받을 당시엔 5000만원만 영수증을 발급해 준 점을 고려할 때 합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수사팀의 시각이다.

검찰은 ‘노무현(盧武鉉) 후보 캠프와 한나라당에 각각 30억원과 6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이 제공됐다’는 당초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과 단서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 의원이 소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단서가 일부 검찰에 잡힌 정도다.

그러나 굿머니 의혹이 불거질 당시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던 신 의원의 주장은 거짓말로 밝혀진 셈이다.

▽정치인 줄소환=검찰은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이번주 불법 자금의 모금과 유용 등에 관여한 여야 정치인 4, 5명을 포함한 비리 정치인 10여명을 소환할 방침이어서 정치인들에 대한 무더기 형사조치가 예상된다.

이미 지난주 이들 정치인을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이인제(李仁濟) 의원 수사 및 기업 수사 지연 등으로 소환 일정이 연기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안대희(安大熙)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다음주가 바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 의원을 포함한 정치인 4, 5명이 일단 우선적으로 검찰에 나올 전망이다. 또 한나라당측에서 불법 자금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자민련 이인제 의원도 23일과 24일 중 출석이 통보된 상태.

이처럼 검찰이 막바지 정치인 소환에 착수한 것은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사용처 수사가 거의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경우 사용처 수사가 상당 부분 완료됐고 노 후보 캠프는 조금 덜 됐다”고 말했다.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재정국 등에서 2억원 안팎을 받은 전현직 의원 11명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된다.

검찰은 일단 이번주와 다음주 혐의가 있는 정치인과 기업인을 형사조치한 뒤 3월 6일경까지 대선자금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삼성 등의 기업인 수사가 변수로 남아 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불법 정치자금 관련 전현직 의원 형사조치 현황
구분 소속 및 이름 혐의비고
구속 한나라당 김영일 박주천 박명환 최돈웅 신경식 의원―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수수 등(불법자금 모금이나 수수, 유용)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 1월 28일 구속된 뒤 국회 석방동의안 통과로 2월 9일 일시 석방. 2월 임시국회 종료 이후 재수감 예정
열린우리당 정대철 이상수 송영진 의원(현 무소속)
민주당박주선 이훈평 김운용 의원
소환 예정 열린우리당 등 신계륜 의원 외 3, 4명 ―정치자금법 위반 등 (불법자금 모금이나 수수, 유용) ―24일부터 소환
한나라당 강성구 김원길 박상규 원유철 이근진 이양희 이완구 이재선 전용학 한승수 의원, 김윤식 전 의원―정치자금법 및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한나라당 입당 때 금품 수수) ―이번 주부터 소환
자민련 이인제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민주당 탈당 때 금품 수수) ―23, 24일 중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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