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숨밖에 안나옵니다…"

  • 입력 2003년 10월 9일 2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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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유니버시아드대회 기념품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기간 중 공식 상품화권자(商品化權者)로 지정돼 각종 기념품을 제작한 업자들이 대회 조직위의 무책임한 처사로 엄청난 분량의 재고를 떠안게 돼 부도위기로 몰리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 파문이 일고 있다.

대회 공식상품화권자 비상대책위 소속 업자 등 20여명은 8일부터 대구시청 앞 광장에 기념품인 타올 인형 배지 등이 든 종이상자 수백개를 쌓아 둔 채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식상품화권자 비상대책위(회장 김운진)는 “휘장과 엠블렘 등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인 중소업자들이 조직위측의 무성의로 팔리지 않은 40억원 어치의 기념품을 재고로 떠안는 등 큰 손실을 입었다”며 “대구시와 대회 조직위측이 재고품을 전량 구입, 처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대부분 영세한 업자들이 기념품을 만든 뒤 물품을 개별적으로 보관해 왔으나 거의 팔리지 않아 물품 보관용 창고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업자들은 “대회 조직위측이 선수촌은 물론 29개 경기장 부근에 단 1곳의 기념품 판매장도 설치해 주지 않는 바람에 업자들이 할 수 없이 경기장 주변에 노점 영업을 했다”며 “이로 인해 상당수 업자들이 경찰의 노점상 단속에 걸려 연행되고 판매대를 철거당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직위측이 공식 상품화권자가 아닌 지역 모 백화점측이 선수촌내에 기념품 매장을 개설하도록 하는 등 파행적인 처사로 업자들에게 간접적인 피해도 주었다”고 지적했다.

대회 공식상품화권 대행사로 선정된 24개 지역 업체는 업체당 1000만∼2000만원씩 모두 4억원을 대회조직위에 지불하고 대회 로고와 엠블렘 등이 찍힌 인형, 볼펜, 모자, 타올 등 52종의 기념품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대책위 김운진 회장은 “업자들은 대부분 조직위측을 믿고 휘장사업에 참여했다”면서 “국제행사에서 공식 상품화권자들이 이번처럼 냉대 받은 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와 대회조직위 관계자는 “기념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은 것은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나 업자들의 사정을 감안, 적절한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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