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스마일 먼데이]'60년대 청계천 사진전' 日 구와바라

입력 2003-08-03 18:52수정 2009-10-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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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사진작가 구와바라 시세이. 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김영섭사진화랑 입구에서 전시 포스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이광표기자
일본의 대표적 보도사진작가인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67)는 청계천 역사에 있어 매우 소중한 존재다. 1960년대 청계천변 판자촌 사람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은 거의 유일한 사진작가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해지는 당시 청계천 관련 사진은 복개공사 모습이나 화재 장면을 찍은 것 정도. 간혹 천변의 판자촌 사진이 있긴 하지만 사람이 담기지 않은 정적(靜的)인 사진들뿐이다.

이에 비해 구와바라씨의 사진은 ‘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가 지금 서울에서 청계천변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청계천 사진전을 열고 있다.

9월 18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김영섭사진화랑(02-733-6331∼3)에서 열리는 ‘다시 보는 청계천’ 전에는 1965년 여름에 찍은 사진 40여점이 전시돼 있다.

“그해 일본 잡지사의 의뢰로 한국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 왔었죠. 여름 내내 서울에 머물면서 매일 동아일보사 앞에서 흥인지문(동대문)까지 오가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천변의 목조 가설물 위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과 그 아래에서 물장난하는 아이들, 3층짜리 수상(水上) 판잣집 난간에 나와 가족들과 함께 웃으면서 양치질하는 사람, 판잣집 난간에서 청계천으로 오물을 버리는 주부, 천변 골목길 미장원 앞의 한껏 멋을 낸 아가씨….

사진 속의 청계천변 판자촌은 가난함과 누추함으로 가득했지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모두가 밝다. 그래서 정겹고 애틋하다. 또한 대부분의 사진에 사람이 등장하기 때문에 생동감이 넘친다.

“주로 오전 7시에 많이 찍었습니다. 그 시간이 가장 분주하고 활기찹니다. 난간에 나와서 양치질하는 사람, 오물 버리는 사람 등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구와바라씨는 한국을 즐겨 찍는 보도사진작가다. 특히 그는 식민통치, 분단,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 현장을 찾아 주로 촬영해 왔다.

“사실 저의 관심 대상은 청계천 자체라기보다는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청계천변 사람들 중에 6·25전쟁 피란민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 여기도 비극의 현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찍게 됐습니다.”

이번에 청계천 복원공사 현장을 찾아보았다는 구와바라씨는 사진 속 주인공들이 지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양치질하던 아저씨, 미장원 앞 아가씨…. 제 사진 속 주인공들이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2005년 청계천이 아름답게 복원됐을 때 그들과 재회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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