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월드컵 공원은 '생태계 보고'

  • 입력 2002년 9월 15일 17시 35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노랑나비 - 사진제공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노랑나비 - 사진제공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옛 난지도 일대가 월드컵공원으로 탈바꿈한지 5개월째를 맞아 쓰레기 더미의 오명을 완전히 씻고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거듭나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초 이 일대를 조사한 결과 천연기념물인 야생 조류 31종을 비롯해 환경부 지정 보호종인 양서류 7종과 10여종의 야생식물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쇠살모사, 누룩뱀, 붉은귀거북 등 파충류 3종과 피라미, 긴몰개, 붕어, 참붕어 등 어류 5종도 하늘공원과 난지천 공원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평화의 공원’ 난지연못에는 쇠백로와 중대백로 등의 야생 조류들이 수련, 애기부들, 꽃창포 등이 심어져 있는 연못 속에서 물고기들을 잡아 먹으며 노니는 장면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

한강 상류쪽 해발 98m 높이의 매립지에 조성된 ‘하늘공원’ 상공에는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로롱이가 먹이를 찾아 집단으로 선회하고, 매립지 아카시아나무 숲속에는 솔부엉이와 소쩍새가 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시가 수년 전부터 난지도 일대에 방사한 나비들이 공원 전체를 뒤덮고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호랑나비, 네발나비, 노랑나비, 애기세줄나비 등 수십종 수만마리의 나비가 가을 하늘을 형형색색의 나비물결로 수놓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월드컵공원은 앞으로 난지도를 거점으로 한강 하류와 불광천, 향동천을 연결하는 ‘생태계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울의 새로운 야생 동식물 서식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