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I기부금 리스트 내용 해당정치인 해명과 큰차이

  • 입력 2002년 5월 22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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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언론에 공개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기부금 명세’ 문건은 거명된 정치인들의 해명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지만 차이가 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문건에 오른 정치인들 중 일부는 후원금 액수와 날짜 등이 문건내용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서 문건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건과 당사자 해명 차이〓민주당 이협(李協) 최고위원과 신낙균(申樂均) 고문, 자민련 소속이던 박세직(朴世直) 전 의원은 문건에 나온 액수만큼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99년 8월 350만원을 받은 게 아니라, 98년 12월4일 후원회 때 송재빈(宋在斌)씨 명의로 50만원이 들어온 게 전부”라고 밝혔다. 문건에 3차례에 걸쳐 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는 신 고문은 “받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문건에 나온 액수보다 더 받았다고 밝힌 경우. 또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으로 100만∼400만원을 각각 받았다고 자진 공개했던 민주당 정동채(鄭東采) 정범구(鄭範九) 의원과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 심규철(沈揆喆) 의원,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 등은 문건에 이름도 올라있지 않다.

이밖에 문건에 ‘중앙선관위’ 명의로 6차례 700만원을 기부했다고 기록된 대목은 특정 정치인에게 무기명 쿠폰으로 후원금을 낸 경우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건의 성격〓문제의 문건은 TPI측에서 작성한 기부금 장부가 아니라 1차례 이상 가공된 문건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정치인의 해명과 차이가 있는 것도 그 때문.

TPI의 한 전직 임원은 “원래 장부를 보고 다시 정리했거나 일부는 기억에 의존한 듯하다”고 말했다.

문건 내용과 당사자들의 해명에 차이점이 있는 데 대해서는 원래 자금지출 계획이 실제 집행과정에서 바뀌었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박세직 전 의원은 “TPI측에서 처음에는 300만원을 후원하려다 내가 문광위원도 아니고 해서 집행과정에서 50만원만 낸 게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이밖에 지난해 7월 한나라당 중앙당에 5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반면 여당이었던 민주당 중앙당 후원금은 문건에 나타나지 않은 점도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TPI 문제를 따지려다 중앙당 후원금 때문에 입을 닫은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반면 한나라당 측은 “문건작성 때 누군가가 (민주당 부분을) 고의적으로 누락시킨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TPI기부금 문건과 해당 정치인 해명
정치인문 건해당인사해명
박세직 전의원300만원(3회)50만원(1회)
남경필 의원50만원(1회)360만원(3회)
이협 의원350만원(1회)50만원(1회)
신낙균 전의원700만원(3회)받은기억없다
노무현 후보500만원(1회)1000만원(1회)
정범구 의원기재돼있지 않음400만원(2회)
정동채 의원기재돼있지 않음300만원(1회)
정진석 의원기재돼있지 않음100만원(1회)
심규철 의원기재돼있지 않음100만원(1회)
정병국 의원기재돼있지 않음300만원(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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