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이 준 쇼핑가방 홍걸씨에 전달"

  • 입력 2002년 4월 24일 16시 52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의 동서인 C토건 대표 황인돈씨가 24일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에게서 받은 쇼핑백을 홍걸씨에게 전달했으며 차명 보유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주식도 내 것이 아니다”라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황씨의 변호를 맡은 양인석(梁仁錫) 변호사는 이날 “황씨가 최씨의 심부름으로 쇼핑백을 한 차례 홍걸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황씨는 쇼핑백의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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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변호사는 “황씨는 또 ‘내가 C사 직원 유모씨 등 3명 명의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1만3000주의 TPI 주식도 사실은 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황씨의 이런 주장은 “황씨가 최씨의 사무실에 수시로 들러 현금을 쇼핑백에 가득 담아서 홍걸씨에게 전달했다”는 최씨의 전 비서 천호영(千浩榮)씨의 폭로 내용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천씨는 또 “최씨가 홍걸씨를 배경으로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개입했고 그 대가로 TPI 주식과 돈을 받아 홍걸씨 등에게 차명 분배했다”고 주장해 왔다.

홍걸씨의 대리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황씨가 이런 주장을 함에 따라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찰의 홍걸씨 조사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홍걸씨는 변호사 선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잠적한 최성규(崔成奎·52)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최씨로부터 서울 C병원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이 병원 관련 벤처업체인 C사 주식 4만주를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날 최 전 과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과장은 지난해 3월 최씨에게서 “제약회사 리베이트 수사에서 C병원 의사들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시가 2000만원 상당의 C사 주식 4만주(액면가 500원)를 전달받은 혐의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최씨의 사무실에서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한 복구작업을 벌여 최씨의 일정과 돈의 입출 내용이 담긴 일부 파일을 복구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계속 소환에 불응함에 따라 변호인을 통해 조기 출석을 종용하는 한편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강제 구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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