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4월 10일 17시 5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최씨가 관리한 비자금 계좌는 최씨의 비서 겸 운전사였던 천호영씨(37)의 부인인 박모씨 명의의 차명계좌로 S은행 삼성동지점에 개설됐다.
| ▼관련기사▼ |
| ▼연합뉴스 관련기사▼ |
천씨는 “최씨가 지난해 3월 계좌 명의를 빌려 달라고 해서 아내 명의를 빌려줬다”며 “최씨의 비자금 계좌는 여러 개가 더 있다”고 말했다.
천씨가 공개한 박씨 명의로 된 최씨의 차명계좌에는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40억여원이 입금됐다. 이 돈은 대부분 현금으로 입금됐으며 자기앞수표도 대부분 입금자나 출처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이 계좌에는 특히 지난해 4월 25일 10억원짜리 자기앞수표가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수표는 추적 결과 C은행 본점에서 발행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수표 뒷면에 배서가 돼 있지 않았다.
천씨는 지난달 28일 시민단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4월 말 최씨가 사업가에게서 10억원을 받아 고위층 친인척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었다. 최씨는 9일 천씨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평생 10억원짜리 수표를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최씨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 가운데 상당액은 최씨가 잘 아는 염모씨 명의 계좌로 다시 입금됐으며 지난해 6월에는 6억원이 또 다른 비서 박모씨 계좌로 입금돼 돈 세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씨가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관리한 경위와 자금의 출처 및 사용처, 돈 세탁 및 조세포탈 여부 등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최씨의 변호인인 강호성(姜淏盛) 변호사는 “차명계좌들은 최씨의 미래도시환경 동업자인 인도네시아 교민 이모씨가 개설한 것이고 최씨는 운영만 했다”며 “10억원짜리 자기앞수표는 모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주고 받았으며 이권 개입의 대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최규선씨 출국금지▼
검찰은 10일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와 그의 비서였던 천호영씨의 고소 고발 사건 등을 통합해 서울지검 특수2부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천씨를 소환 조사했으며 사건 관련자 6명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렸다.
천씨는 “최씨가 정권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며 최씨를 8일 서울지검에 고발했고 최씨는 지난달 천씨를 공갈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또 체육복표 ‘스포츠 토토’를 발행하는 스포츠토토㈜의 대주주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이 천씨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한 사건도 서울지검 특수2부로 이첩해 함께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의 자금 출처와 자금세탁 및 조세포탈 여부, 최씨가 이권에 개입했는지와 홍걸(弘傑)씨에게 돈을 줬는지, 돈을 줬다면 어떤 명목인지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