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시내 전철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수현(李秀賢·27·고려대 무역학과 4년 휴학 중)씨의 영결식이 29일 낮 12시 이씨가 유학 중이던 일본어학교 아카몬카이에서 학교장으로 열렸다. 불교식으로 열린 영결식에는 1000여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를 비롯해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상 등 각료들도 찾아와 이씨의 명복을 빌었으며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자민당 간사장 등 정재계 인사의 조문도 이어졌다. 오기 지카게(扇千景) 국토교통상은 이씨의 용감한 행동을 기리는 감사장을 보냈으며 도쿄경시총감도 감사장과 메달을 전달했다.
▼관련기사 ▼ |
-여자친구 한정임씨 인터넷에 '추모의 글' 띄워 |
모리 총리는 이씨 부모에게 “한일 관계를 위해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라고 들었는데 의로운 일에 목숨을 잃게 돼서 안타깝다”며 “이씨의 용기 있는 행동이 일본 젊은이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가르치겠다”며 위로했다.
가토 전 간사장은 “한일간에 과거 좋지 않은 곡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길러준 이씨의 부모님에게 감동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아오키 쇼지로(靑木昭二郞) 아카몬카이 일본어학교 교장은 “일본인들은 이씨가 보여준 용기와 마음을 갖지 못해 부끄럽다. 이번 죽음이 헛되지 않고 한일간 우호관계를 쌓아나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의 최병렬(崔秉烈) 박원홍(朴源弘)의원과 일본에 체류 중인 박찬종(朴燦鍾)전의원, 김정숙(金貞淑) 전 쓰쿠바대 교수도 빈소를 찾았다.
영결식이 끝난 뒤 이씨의 유해는 인근 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됐다. 이씨 부모는 오후 7시 아들의 유골을 들고 사고현장인 신오쿠보(新大久保) 전철역을 찾아가 노제를 지내며 아들을 잃은 슬픔을 달랬다. 한일문화교류회의 합동운영위 참석차 일본에 온 지명관(池明觀)한국측 위원장과 서연호(徐淵昊)고려대교수, 정구종(鄭求宗)동아일보사 이사 등은 현장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조의금을 전달했다.
이씨의 유골은 30일 낮 고향인 부산으로 옮겨진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