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고검장 징계위표정]「어색한 만남」모두 굳은얼굴

  • 입력 1999년 2월 3일 19시 44분


“출발하지.”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이 자신의 대구2라7935호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에 올라 대구에서 서울로 향한 것은 3일 오전 10시50분경.

그는 출발에 앞서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징계위 참석여부를 놓고 밤새 고민했지만 법조인으로서 합법적으로 열리는 징계위에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후 2시50분경. 심고검장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 앞에 도착했다.

그는 곧바로 2층 차관실로 들어갔다. 차관실에서 약 5m 떨어진 곳에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소회의실이 있다.

이어 징계위원들이 속속 차관실로 들어갔다.

심고검장은 차관실에 약 5분간 머문 뒤 3시5분경 옆방인 장관실로 가서 징계위원회 위원장인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과 20여분간 개인 면담을 나눴다.

박장관은 “성명서를 발표하기전 왜 장관에게 건의할 생각을 하지 못했느냐”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직원 10여명이 철통같은 경계를 서고 있는 징계위원장 주변에서는 ‘막판 극적인 대타협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실낱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오후 3시45분경 징계위원회의 막이 올랐다.

“심고검장을 직무상 태만과 근무지이탈 등의 혐의로 징계위에 회부합니다.”

후배를 징계한 선배와 선배를 징계한 후배 그리고 심고검장 모두 굳은 얼굴로 징계위가 열린 소회의실을 떠났다.

〈서정보·부형권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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