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위,「한마음대회」에 8억 책정…『예산낭비』비난

  • 입력 1999년 2월 3일 08시 23분


정부가 8억여원을 들여 3일 서울에서 ‘제2건국운동’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대회를 개최하는데다 일부지역 관계자들이 대회 참석을 위해 특급호텔 등에 투숙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3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전국의 제2건국위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의 건국 한마음 다짐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주관부처인 행자부는 이번 행사에 자체 예비비 4억원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예산 4억여원 등 총 8억여원이 책정돼 참석자 숙식비 등 각종 경비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일 오전 출발한 전남지역 제2건국위 추진위원 등 관계자 8백여명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의 특급호텔인 유성호텔과 리베라호텔 등 8개 호텔에 분산 투숙했다.

또 경남지역의 경우 20개 시군 가운데 11개 시군의 제2건국위 관계자 4백여명도 이날 시군별로 출발해 서울과 대전 아산 등에 도착한 뒤 호텔 등에 묵었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 관계자는 “완도와 진도 등 도서지역은 당일 상경이 어렵기 때문에 모든 전남지역 대상자들이 하루 일찍 출발했다”며 “대전지역 숙박비가 서울보다 20∼30% 정도 저렴해 대전을 숙박지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번 대회는 전형적인 전시성 행사로 오히려 제2건국운동의 당초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의 예산까지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전·광주·창원〓이기진·강정훈·정승호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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