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늘 추가 협상]
“공장 하루 멈춰도 1조 피해 볼 것… 시장 잃으면 다시 회복 어려울수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핵심 쟁점… 靑 내부선 다른 기업 확산 경계
“긴급조정권 총리 언급이 정부 입장”… 한노총 “긴급조정권, 파업권 제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김 총리는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삼성전자 노사 교섭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긴급조정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은 삼성전자 총파업 시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반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도 김 총리가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데 대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재확인했다.
● ‘성과급 제도화’ 두고 평행선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 조정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앞서 11∼13일 열린 1차 사후 조정이 마라톤협상 끝에 결렬된 지 닷새 만에 노사가 다시 대화에 나서는 것. 노사도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핵심 요구를 점검 중이다. 이번 조정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한다.
‘성과급 제도화’는 두 번째 사후 조정 회의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성과급 규모에 대해선 양측의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이 있지만, 제도화는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제도화란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 일정 몫을 매년 성과급으로 책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총리는 주말인 17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청와대가 15일 “아직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의 파업은 즉시 중단되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 긴급조정권은 1963년 도입 이후 4차례 발동됐다. 다만 아직까지 파업 이전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적은 없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거론한 17일에도 삼성전자 노사의 ‘샅바 싸움’이 이어졌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사 측과 미팅을 진행했고 (사 측이 1차) 사후 조정안보다 후퇴된 안을 납득할 수 있냐고 했다”며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 이후 회사 태도가 변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 金 “반도체 공장 하루 정지돼도 최대 1조 원 손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 총파업 시 천문학적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이날 “단 하루만 공장이 정지되어도 최대 1조 원의 직접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파업으로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는 경우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총리는 삼성전자에 대해 “(1분기 기준) 대한민국 수출 22.8%”, “전체 시가총액 26%” 등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국가 경제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번 잃어버린 시장과 경쟁력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가 다른 기업, 산업계로 확산할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업을 우려하는 전문가 단체의 성명도 나왔다. 반도체공학회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삼성전자 총파업은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노사 양측에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시 노동계의 반발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긴급조정권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대기업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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