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난 저커버그 “TSMC 리스크, 삼성과 협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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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의존도 낮추려는 의향
尹 “메타의 상상, 한국이 지원”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악수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30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AI(인공지능)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악수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30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AI(인공지능)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제공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거론하며 삼성전자와의 협력 확대 의향을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방한한 저커버그 CEO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가진 30분가량의 환담에서 TSMC에 대해 “(지정학적인) 불안(volatile)이 있는데 (메타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발언했다. 그는 “삼성이 (반도체) 메가 파운드리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과의 협력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TSMC의 생산시설이 대만에 있는 점,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에서 삼성전자의 기술력 등을 언급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특히 저커버그 CEO가 TSMC를 두고 ‘불안한’ ‘변덕스러운’을 뜻하는 단어(volatile)를 사용해 참석자들이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공급망 경쟁,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불안정성에 따른 리스크에 따라 TSMC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서울 인근 투자에 관해서도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또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에게 최근 인터넷상에 퍼진 ‘가짜 윤석열 영상’을 직접 거론하면서 “AI를 악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들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고, 저커버그 CEO는 “선거에 대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저커버그 CEO는 워터마크나 레이블을 통해 해당 영상이 AI 등에 의해서 생성된 것인지 정보를 제공해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박상욱 대통령과학기술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신설된 과학기술 담당 조직에 대해 설명하자 저커버그 CEO는 “과학기술 친화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긍정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저커버그 CEO가 전날 만난 국내 스타트업 5개사는 AI 개발사 업스테이지, 프렌들리AI, 매스프레소와 확장현실(XR) 콘텐츠 개발사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스토익엔터테인먼트로 확인됐다. 저커버그 CEO는 2박 3일의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인도로 출국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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