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집단적 망상에 빠져” vs 野 “검사 돌격대 자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0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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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여야는 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정신 차려야 한다”고 압박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검사 돌격대를 자처하고 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당 대표의 부정 비리를 덮으려고 민주당이 낭떠러지 아래로 몸을 던져야 할 무슨 이유가 있느냐”며 “이재명이 없어도 민주당은 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집단적 망상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재명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라. 이재명 의원이 마땅한 죗값을 치르도록 하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재명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사업 개발업자들에게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개발이익이 돌아가게 한 사업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공언했다”며 “민주당은 (대선 경선 당시) 2021년에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2023년에 또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으로 4년 9개월 옥살이를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3자 뇌물혐의로 4년 9개월 옥살이를 했다”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대한민국 국법이 제1야당 대표에게는 적용되지 못할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앞줄 가운데)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앞줄 가운데)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대장동) 개발이익이 주민과 지자체에 돌아가야지 어떻게 천문학적인 돈이 개발업자와 브로커들에게 돌아가느냐. 이재명의 시정농단, 도정농단”이라며 “왜 이재명은 감옥을 못 가겠다고 민주당과 국회를 볼모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느냐”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이 대표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사법절차와 재판에 전념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대놓고 수사 개입한 대통령실과 검찰을 장악한 윤석열 친위부대, 법무부 장관이 한통속이 되어 검사독재의 포문을 열더니 이제는 여당 지도부까지 ‘검사 돌격대’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지도부가 야당 대표 죽이기에 그야말로 혈안이 되어 물불 가리지 않는다”며 “당장은 막장 당권싸움을 가려보려는 술수이고 길게는 민주당을 고립, 분열시켜 총선에서 이겨보려는 책동”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협치를 포기했으면 여당 지도부라도 국정 운영에 책임져야 한다”며 “(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윤(尹)사부일체’로 야당 탄압에만 몰입해서야 민생은 누가 돌보고 협치는 누가 하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그는 “급기야 여당임을 포기했는지 3월 임시국회를 열지 말자고까지 한다”며 “윤 대통령의 명을 받드는 사당화 대회 결과를 온전히 주목받게 하려고, 또한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의 특검 추진을 무산시키려는 얄팍한 속내와 정치적 셈법을 우리 국민이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엉뚱하게 이 대표 핑계를 대면서 국회법에 규정된 3월 임시회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니 기가 찬다”며 “전당대회장에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일성은 어디로 갔느냐.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국민 삶부터 살피는 집권여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법에 따라 3월 임시회를 열겠다. 여당의 나태와 발목잡기로 계류 중인 산적한 민생, 경제 입법을 차질 없이 처리하겠다”며 “공분이 끊이지 않는 50억 클럽 특검과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김 여사 특검도 늦지 않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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