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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정치

국민의힘 ‘0선 전성시대’ 뒤에 돋보이는 ‘4선 김기현’의 중재력

입력 2021-12-06 06:57업데이트 2021-12-0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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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부터), 윤석열 대선 후보,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울산 울주군 한 식당에서 손을 맞잡고 만세를 하고 있다. 2021.12.3/뉴스1 © News1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모두 ‘0선’인 이른바 ‘0선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0선 정치인의 신선함은 기성 보수정치의 틀을 혁신적으로 뒤엎을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기성정치권과 합을 맞춰나가는 과정에서 작지 않은 마찰음이 수반된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체제가 들어선 국민의힘에서는 4선의 김기현 원내대표가 이 같은 마찰음을 줄일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원내대표의 경륜과 노련함이 이 대표의 신선함을 빛나게 해주고 이것이 윤 후보의 지지세 확장을 견인할 수 있는 하나의 ‘선순환’ 궤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6일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고조되는 신경전 속에서 극적으로 화해한 데에는 김기현 원내대표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잠행 나흘 차인 지난 3일 오전 이 대표에게 울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에 응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일 오후 예정돼있던 공개일정을 취소한 뒤 윤 후보가 있는 당사로 향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공개 선대위회의에서 윤 후보에게 ‘오늘 저녁 이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며 합류할 것을 제안했고 윤 후보는 긍정적인 뜻을 보였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급히 비행기를 끊었다. 울산공항행 비행기가 없어 부산행 비행기에 대신 몸을 싣는 ‘경유 노선’을 택했다.

비슷한 시각 윤 후보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만나고 싶다”, “이 대표를 만날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늘 감탄한다”고 치켜세웠다. 김 원내대표의 중재로 화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시당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2.3/뉴스1 © News1

그날 오후 김 원내대표는 울산에서 이 대표와 만났다. 이후 윤 후보가 합류한 3자 비공개 저녁 자리가 이어졌고 이 대표와 윤 후보는 두 손을 맞잡고 극적으로 화해했다.

김 원내대표의 공에 대해서는 당내 이견을 찾기 힘들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김 원내대표가 적기에 적절한 도움을 주셨다”며 “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카리스마와 결단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이 대표가 김 원내대표를 깊이 신뢰하기 때문에 울산 회동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30대 0선인 이준석 대표는 취임 이후 현역 의원들의 끊임없는 견제 대상이 되어왔다. 김 원내대표는 때로는 이 대표를, 때로는 지도부와 의원들을 설득했다.

일례로 이 대표가 지난 7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TV토론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전격 약속한 것은 당 의원들의 공개적이고 거센 반발을 불렀다. 당시 지도부를 포함해 수많은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를 찾아가 불만을 토로했고 김 원내대표는 심야의 긴급하게 이 대표를 만나 당내 상황을 설명하는 등 갈등 봉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비토론’은 표면적으로나마 급격하게 사그라들었다.

이어지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는 원희룡·윤석열 당시 경선 후보가 이 대표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사태는 녹취록 파동에 이어 ‘이준석 탄핵론’으로 번졌다. 김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에게, 회의장 밖에서는 당 의원들에게 이 대표에 대한 공격을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사람이 누구나 장·단점을 가지는데 이 대표의 작은 단점이 큰 장점을 가리지 않도록, 오히려 그 장점이 본연 그대로의 빛을 최대한 발하도록 한 데에는 김 원내대표의 역할이 크다”면서 “(이같은 지적에는)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에서는 청년층 소구력이 큰 이준석 체제가 들어선 것이 행운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이 대표가 선대위의 홍보 업무를 총괄하면서 윤 후보의 인기도 이 대표에 견인돼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신림동 거리를 깜짝 방문했을 때 청년층 사이 윤 후보의 인기는 이 대표를 능가하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 이 대표는 청년들에 둘러싸인 윤 후보를 멀찍이 바라보면서 당 관계자에게 “우리가 10년 사이 이런 일이 있었나”라며 웃었다.

‘10년 사이 없었던’ 정치 신인 윤 후보와 30대 이 대표가 쌍끌이로 외연 확장에 나서는 동안 김 원내대표의 역할 역시 같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지금 주인공은 윤 후보와 이 대표다. 제가 주목받을 때가 아니다”라며 “전 못 마시는 폭탄주를 (울산에서) 마신 것 말고는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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