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 넓혔던 김종인, 창조적 파괴 나선 이준석…“어서 대선 치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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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15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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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2021.2.1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2021.2.1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30대·0선’의 이 대표는 역대급 전당대회 흥행을 주도한 끝에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보수정당 대표에 올랐다. 2021.6.11/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30대·0선’의 이 대표는 역대급 전당대회 흥행을 주도한 끝에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보수정당 대표에 올랐다. 2021.6.11/뉴스1 © News1
4·15 총선 참패로 처참하게 무너졌던 국민의힘이 80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30대 이준석 대표 체제를 차례로 거치면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포석을 닦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좌우 경계를 허물며 더불어민주당의 어젠다를 선점하는 식으로 당의 외연을 넓혔다면, 이준석 대표는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를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당의 지지세를 굳히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지역별·연령별·성별 공천할당제 폐지에 더해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경제민주화에까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전당대회 중 공천할당제 폐지를 공약했던 이 대표는 전날(14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는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 등 김종인식(式)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경제민주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분배가 시장을 통해 작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해 당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를 개정해 정치 영역에서의 남녀 동수를 지향하며, 비례대표 당선권의 25%에 호남 출신을 배정하겠다고 명시했다. 광주 5·18 국립묘지 앞에 무릎 꿇고 눈물을 보이며 사죄했고 당내 호남동행위원회를 꾸렸다.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에는 기본소득 논의를 꺼내들어 이전까지 대한민국 정치에서 좌파의 어젠다로 분류되던 사안에도 먼저 팔을 뻗었다.

거대여당 정국의 21대 국회가 막을 올리면서 민주당에 쏠리는 이목을 국민의힘으로 끌어오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전 위원장이 최대 목표로 내걸었던 ‘외연 확장’은 민주당의 지지층을 이끄는 것이 전제된 것이었고, 이는 동시에 민주당 비대위도 이끈 경험이 있는 김 전 위원장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1년여가 흘러 30대 청년을 대표로 앉힌 국민의힘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보수정당으로서는 유례없었던 20~30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고 비대면 전당대회가 흥행하는 등 ‘이준석 신드롬’이 정국을 뒤덮었다.

기대와 부담을 한 몸에 받고 출범한 이준석 대표 체제는 현재의 지지세를 대통령선거까지 지켜나가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가진다. 당 관계자들은 ‘대선이 내일 모레면 좋겠다’는 말을 농담처럼 반복한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은 일반 국민과 당원 모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탄생한 이준석 대표가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에 충실한 메시지를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안보·보훈·시장경제 등 이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가치는 지난해 비대위체제에서는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기엔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해 김종인 비대위체제를 만들고 올해 이준석 대표 체제를 맞은 것에 만족하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두 지도자의 성향과 메시지가 각각의 시기에 당에 가장 필요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의 행보가 정강정책, 당헌당규와 차이를 보이는 점이 우려스럽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당으로서도) 처음 (시도)하는 일 아닌가. 우려될 것 없다”라며 “이 대표가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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