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자” “이중인격자”…조국 법무부 장관의 혹독한 국회 신고식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6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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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 위한 본회의 출석해 국회 데뷔전
野 "사퇴하라" "범법자" 등 고성·야유 퍼부어
與, 조국 등장시 박수치며 응원…檢개혁 강조

조국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26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의 집중공세를 받은 것이다. 대정부질문이라기보다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에 가까웠다.

조 장관의 국회 데뷔전은 시작부터 녹록지 않았다. 본회의 개의 직후 조 장관이 인사말을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범법자”, “이중인격자” 등 야유가 쏟아졌다. 본회의장 컴퓨터 모니터에 ‘조국 사퇴’ 글귀가 적힌 손팻말도 준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 20여명은 본회의장을 퇴장하고 남은 의원들 중 일부는 의자를 뒤로 돌려 외면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박수를 치며 조 장관을 응원했다.

조 장관은 한국당의 고성에 굳은 표정을 지었으나 비교적 침착하게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인사말을 낭독했다.

인사말이 끝나자 한국당 의원들은 다시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착석했으나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대정부질문이 이어졌다.

야당의 첫 질의자로 나선 권성동 의원은 조국 장관 임명을 부정하기 위해 조 장관을 호명할 때 ‘법무부 대표’, ‘조 전 수석’, ‘조 교수’라고 불렀다. 권 의원이 중간에 실수한 듯 “우리 조국 장관”이라고 언급해 민주당 의원석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권 의원은 조 장관에게 과거 미국 유학 당시 태광산업 장학금을 받고 후에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 탄원을 낸 사실, 조 장관이 스스로 “자유주의자이며 사회주의자”라고 말한 사실 등에 대해 집중 공세했다.

이어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의 질의에 조 장관이 자신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질 때 검찰 수사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하자 “법무부 장관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의원석에서 “검사가 주 의원에게 보고했냐, 확실하게 짚고 가자”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주 의원은 “(조 장관이) 제 유도신문에 넘어간 것”이라며 검찰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은 의혹을 부인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뻔뻔하다”, “범법행위다”라고 계속해서 야유를 보내자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맞서 “말꼬리 잡지 말라. 피의사실 유포한 검찰을 색출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어 질의자로 나선 김태흠 의원은 질문에 앞서 조 장관에게 ‘조 전 민정수석’이라고 부르며 “무슨 염치로 여기 앉아 계시냐. 뻔뻔하시다”라고 비아냥거렸다.

민주당 질의자로 나선 원혜영, 이춘석, 김종민 의원이 검찰 수사 문제점,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한국당은 “조국 그만 감싸라”, “검찰 압박하지 마라”고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이후 한국당은 조 장관이 압수수색 당시 검찰과 통화를 한 사실이 탄핵사유라고 판단, 오후 4시께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한국당은 정회를 요청했고 본회의를 주재하는 같은 당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민주당과 합의를 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4시30분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이인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책상을 치며 “국회가 자유한국당 것이냐, 규칙을 지켜서 해야 하지 않냐”며 크게 항의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약 30분 후 본회의를 속개했다. 문 의장은 “정회는 의사일정 중 하나로 중요한 일정이다. 그런데 3당 합의 없이 정회하는 사례가 생겼다”며 “의장으로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유념하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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