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사일, 왜 여러 발 쐈나

  • 입력 2006년 7월 5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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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일 새벽 '대포동 2호'를 포함해 미사일 6발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왜 그 같이 많은 미사일을 쐈는 지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우선 대포통 2호가 미국측의 요격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위장 전술 차원에서 여러 미사일을 거의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포동 2호와 함께 발사된 중단거리 미사일 5발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대한 '교란용'으로 이용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으로선 대포동 2호가 요격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둘째로는 중단거리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경고용이란 것이다. 특히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은 이미 일본을 오래 전에 사정권에 두고 있었다.

미사일 문제가 단순히 북미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일본과 한국도 북한의 미사일 포기에 대한 보상 협상의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복안'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중단거리 미사일을 함께 발사함으로써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의 관심과 우려를 함께 증폭시키기 위한 고도의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 높다.

또 한 가지는 북한측이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능력을 국제적으로 과시하려고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소도 함남 무수단리 뿐만 아니라 동해안 곳곳에 배치된 다른 미사일 시험기지도 포함됐다.

이번 동시다발 발사는 북한의 각종 미사일 부대가 상호 연동체제를 구축해 특정미사일의 발사 직후 다른 미사일도 즉각적인 발사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북한이 단·중·장거리 미사일을 종류별로 발사한 것은 단거리는 남한, 중거리는 일본, 장거리는 미국에 각각 위협이 될 수 있음을 해당 국가와 국민에게 분명하게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런한 정치적인 목적과 별개로 북한이 '기술적인 면에서' 미사일 발사 능력을 제고시킬 필요성이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98년 9월 '대포동 1호(북한은 광명성 1호 인공위성이라고 주장)' 발사 이후 8년간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못했다.

더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을 제외하고 인도 등과 함께 세계 6위권의 미사일 강대국으로 평가되고 있는 북한은 미사일 수출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무기수출 확대 등을 위해 성능이 향상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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