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보좌관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올해 1월 발생한 줄기세포의 오염 등 중요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참모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번 논란이 촉발된 이후 단 한번도 국민에게 진상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이자 황 교수와 매달 친목모임을 해 온 이른바 ‘황금박쥐’ 모임의 멤버이기도 하다. 공(公)과 사(私) 양면에서 황 교수와 그의 연구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중요한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만화 주인공 황금박쥐와는 달리 그는 이번 파문의 와중에서 자신을 꼭꼭 숨기기만 했다. 취재진의 전화엔 일절 응하지 않았고, 어쩌다 통화가 되면 “할 말이 없다”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는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황 교수가 논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가 이날 저녁 뒤늦게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해명서엔 “이번 사안은 매우 복잡하다. 현재 공식 입장은 정확한 사실 확인을 지켜 보자는 것이다”라고만 돼 있을 뿐이었다.
이 같은 태도는 황 교수가 잘나갈 때 그가 보인 태도와는 영 딴판이다. 황 교수가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5월 20일 그는 “이는 우리 과학기술에 대해 국민적 자부심을 크게 높인 대단한 업적”이라고 극찬했다. 또 영국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귀국하는 황 교수를 맞으러 인천공항에 나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정연욱 정치부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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