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리덤하우스 8일부터 서울서 ‘北인권 대회’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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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투표에 기권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많은 미 의회 인사들도 대단히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차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주관하는 프리덤하우스의 토머스 밀리아(사진) 사무총장대행은 6일 “북한의 인권상황을 인정하고 의견을 밝히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인데도 한국 정부는 기권을 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도 (기권 사실을) 알면 역시 실망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밀리아 대행은 특히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문제는 북한 정권의 성격과 관계된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며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고 다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만큼 두 사안을 함께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 참석을 위해 출국 준비에 분주한 그를 워싱턴 시내 사무실에서 만나 서울 국제인권대회의 취지와 기대하는 성과 등에 대해 물어봤다.

“10일은 세계인권선언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런 시기에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는 국제회의를 열어 북한 인권상황을 평가하고 토론하는 것은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번 대회가 더 많은 한국인과 아시아인 및 미국인들이 북한 인권상황을 더욱 잘 이해하고, 국제사회가 한층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서울대회의 의미를 거듭 역설한 뒤 “북한 인권 문제는 그 자체가 국제평화에 대한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회와 관련해 한국의 일부 단체가 항의 시위를 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밀리아 대행은 “인권대회에 대해 항의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것은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서울대회는 7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1차 인권대회에 이은 2차 대회. 1차 대회의 성과를 그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1차 대회는 미국인들에게 북한 상황을 더 분명히 알게 해 주는 장기적 캠페인의 시작이었다. 워싱턴 행사에는 많은 인권단체와 싱크탱크 및 의회 관계자들이 참가한 만큼 북한 문제에 대해 더 많은 다양한 자료를 갖고 얘기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한 번의 행사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계속적인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프리덤하우스가 지난 35년 동안 세계 각국의 정치적 시민적 자유에 관해 발행해 온 연례 보고서에서 거의 유일하게 항상 최악의 국가로 분류됐는데도 그런 사실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에게 “한국 정부는 인권문제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그는 “한국 정부도 우리와 장기적인 목표는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북한 인권문제에 접근하는 방법과 전략이 다르고 또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말끝에 “이번 서울대회와 관련해 한국 정부나 청와대가 나쁜 아이디어라거나 반대한다고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묘한 여운을 남기는 말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모임을 조직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활동을 할 것이며 내년 초에 벨기에 브뤼셀이나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프리덤하우스:

비정부 비정파적인 성격의 인권단체로 매년 전 세계 국가들의 정치적 시민적 자유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민주주의 확산과 인권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셜플랜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을 지원하고 폴란드 자유노조운동과 필리핀 반독재운동을 지원했다. 연간 예산은 1600만 달러(약 16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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