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은 왜 하나=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사실이라면 이는 개발한 핵무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 1차적 목적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핵실험의 바로 전 단계인 고폭(高爆)실험을 70차례 이상 실시해 왔지만 핵무기를 완성하기 위해선 핵실험이 필수적이다.
핵무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고성능 폭약을 터뜨린 뒤 내부의 핵물질을 100만분의 1초 내에 결합시켜 핵반응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미세한 오차라도 발생하면 제대로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만큼 핵무기 개발을 위해선 최소한 몇 차례 이상의 핵실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PU)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것과 같은 저급한 수준으로 우라늄(U)탄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반드시 핵실험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 밖에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보유를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를 통한 체제 결속을 노릴 수도 있다.
▽한미 당국의 탐지능력=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가장 먼저 지진파가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된다. 지하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파는 실제 지진파와 파장이 확연히 다르고 발생 위치도 달라 실험 후 최소 2, 3분 안에 전국 30여 곳의 지진관측소에서 판별이 가능하다.
휴전선 일대에는 1990년대 말 북한의 핵실험 탐지를 위한 지진관측기가 집중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20kt급)보다 훨씬 소규모인 0.25kt의 핵무기가 터질 경우에도 3800km 떨어진 곳에서 탐지할 수 있을 만큼 지진관측은 정교하다.
0.5m 크기까지 식별할 수 있는 미국의 첩보위성은 실험 전후의 지표면을 정밀 촬영해 핵실험 여부를 가리게 된다. 또 주일미군이 보유한 RC-135 등 특수정찰기들이 동해상을 비행하며 지하 핵실험 후 발생하는 미량의 방사능 가스를 감지해 핵실험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비밀리에 지하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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